여름이 지나가고 찬바람이 불면서 마음도 비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올해 봄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해서 일을 하면서  

학생일 때 듣던  수업 같은 강의를 듣는것을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서글펐습니다. 

 

그래서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경연, 왕의 공부'라는 책의 저자가 강의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퇴근 후에 1시간이 넘는 거리를 가서 강의를  

듣는다는 것이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강의신청을 했습니 다. 그럼에도 퇴근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안 가야지라는 마음을 한켠에 간직한 채 였습니다. 다행이도 퇴근을 제시간에 하게  

되었고 7시였던 강의시간이 7시 30으로 늦춰지면서 늦지 않고 강의를 들을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며 기분이 좋았습니다.  

 

서둘러서 간다고 했지만 길치인 저는  정독도서관을 앞에 두고 한참을 헤매며   

30정도 늦은 시각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과 의외로 좋은 강의실에서  

사진으로 보던 그 분이 강의를 하시는  계셨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뜨끈해지고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듣지 않아서 인지 강의의 흐름을 잡기도 어려웠고 그렇지 않더라도  

생소한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경연' 이 왜 필요했고, 무엇이고 어떤 사람들이 경연에  

들어갔는지 기본적인 내용들을 들었습니다.  

 

아마 강의를 듣는 것이 좋았던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니였듯합니다. 왜냐하면 질문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질문이 있었지만 어떤 분이 제가  

하려던 질문을 대신해주어서 질문을 하진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강의에서 벗어나는 듯한 

질문이 있음에도 성의 있게 대답해 주시는 것이 참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리고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이란 말씀도 하시면서 정확히 모르시는 부분은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잘 왔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녁을 먹지않고 무작정 달려온 제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 춥지 않을 날씨도 무척이나 추웠습니다. 그래도 보람되고 재미있고 경연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았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도 당연히 신청했습니다. 2강이지요. 4강까지 있습니다. 다음주가 3강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여전히 빠듯한 버스와 지하철 타기를 하며 정독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1강보다 많이 줄어든 사람들이 있었지만 앞자리에 앉기에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시작하기 이전에 도착했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을 떠오고 노트와 펜을 

꺼내서 준비를 했습니다.   

저에게는 처음 들어보는 고봉 기대승이란 사람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조선다운유학 그것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학문들 역시도 시대의 배경을 통해서 나오게 됨을  

배웠습니다. 역사적인 흐름이나 어떤 사건들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저이지만 쉽게 

설명해주시는 덕에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문이 권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며 노트에 크게 적어두었습니다.  

 

딱딱하게 강의하신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들, 좋은 책을 추천해주시는 

것도 참으로 좋았습니다. 다음주도 너무 많이 기대됩니다. 추운 날 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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