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극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승'은 중국의 노벨상 수상작가인 가오싱젠의 작품을 원작으로 합니다. 버스 정류장을 인상 깊게 보았던 터라 관심이 갔고 경극을 옮겨온 거라고 해서 또 흥미가 갔지요.  

극단은 정시 시작한 뒤 추가 관객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단 1분의 지각도 허용되지 않아요. (1분 늦어서 오후 공연이 저녁 공연으로 밀린 관객..ㅜ.ㅜ)

무대는 정사각형으로 넓고 깊었습니다.  무대의 양 옆에 반주와 음향 효과를 담당하는 연주자가 앉아 있고, 코러스와 뮤지컬의 앙상블 역할을 해줄 이들도 가장자리에 자리한 채 극을 시작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장자의 호접몽에 나오는 그 장주가 미녀 아내의 정숙을 의심하며 자신을 죽은 것으로 위장한 채 초나라 귀공자로 아내 앞에 나타나 그녀를 희롱한다. 오래도록 독수공방했던 그녀는 초나라 귀공자에게 마음을 주고, 그가 병을 고치기 위해서 갓 죽은 자의 뇌수가 필요하다는 말에 남편의 관에 도끼를 꽂는다. 때마침 남편은 관 속에 들어가 있다가 뛰쳐 나오고 모든 것이 남편의 계략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장주의 부인은 스스로 도끼를 찍어 죽고 만다.  

저승에 도착한 그녀는 자신이 속아서 이렇게 죽게 된 억울한 사연을 말하지만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고 공정한 재판은 진행되지 않는다. 도리어 혀를 잘리고 연옥에 갇혀 긴긴 고통 속에서 허덕이면서 작품은 끝이 난다. 초반에 장주의 아내 희롱하는 장면은 무척 코믹스럽게 진행됐지만, 저승으로 들어간 이후로는 웅장하면서 공포스런 느낌을 잘 조화시켜냈다. 어찌 보면 뮤지컬 같고 또 마당극 같고 경극같기도 한, 여러 가지 공연 예술이 조화롭게 섞여서 진행되었다. 조연들이 마치 관객인 것 마냥 무대를 향해 야유도 보내고 지지도 보내고 경고도 보내는 모습이 재밌고 신선했다.  

저승에서조차도 불합리하고 억압받는 여성의 삶이 잘 묘사되었습니다.  초반에 장주의 아내 희롱하는 장면은 무척 코믹스럽게 진행됐지만, 저승으로 들어간 이후로는 웅장하면서 공포스런 느낌을 잘 조화시켰지요. 어찌 보면 뮤지컬 같고 또 마당극 같고 경극같기도 한, 여러 가지 공연 예술이 조화롭게 섞여서 진행되었습니다.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연극이었어요. 조연들이 마치 관객인 것 마냥 무대를 향해 야유도 보내고 지지도 보내고 경고도 보내는 모습이 재밌고 신선했습니다. 마지막에 잠깐 등장한 변검도 무척 재밌었습니다. 얼굴이 두차례만 바뀐 게 아쉽기는 했어요. 더 보고 싶었거든요.

옆에 작품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몹쓸 관객이 하나 있었던 게 유일한 옥의 티였습니다. 연극을 보고 나니 가오싱젠의 작품에 다시 관심이 갑니다. 기회가 된다면 피안도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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