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유독 인상파 화가에 관심이 있어 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그들의 그림이 좋아서였지만 알아갈수록 인상파는 우리가 가볍게 생각하는 그런 대상이 아니었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은 과장되거나 미화되지 않고 진솔한 매력이 있다. 나 또한 그런 점을 공감했기에 인상파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인상파에 대한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강의를 듣기도 했고, 때로는 그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세간에 나와있는 책에는 인상파의 업적이나 인상파의 연보, 그리고 작품에 대해서만 논하기 일쑤였고 어쩌다 인상파 화가들의 일화를 접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들을 알아가고 그들의 삶을 엿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때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적어도 내가 접해본 인상파에 관련된 책들 중 가장 내가 원해 오던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처음부터 읽으면 인상파의 인간적인 면모는 기본이고 인상파가 무엇인지까지에 이르는 결론에 순조롭게 도달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의 아무 소단원이나 펴고 읽어도 그 자체가 소소한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이렇게 끝나는게 아쉬웠다. 이는 마치 맛있는 음식을 다 먹고나서도 한 입 더 먹고 싶은 기분이랄까. 이 책을 만나게 된 것도 우연이지만 강연회가 있다는 사실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이정도면 거의 필연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강연회를 듣고 나서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이 글을 올리게 되는 지금, 인상파라는 먹음직스러운 코스요리를 먹고 난듯한 기분이 든다. 이전까지 내가 다른 자료로 알게 된 인상파에 대한 것들이 에피타이저라면 이 책은 메인디쉬, 그리고 강연회는 디저트. 이렇게 생각하면 딱이다. 강연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자인 이택광 교수님이 직접 이 책을 요약 정리해주시는 한편 또다른 실마리를 제시해주셨다.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말로는 모자란 듯 하여 교수님의 또다른 책도을 접할 기회로 삼아서 지금 읽고 있다. 비록 인상파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나올 좋은 책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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