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낸 순간, 김연수
언제부터 김연수 작가가 좋아졌나고 누가 물어온다면 나는 "열 아홉이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문제집을 시킬때마다 한권씩, 연수작가님의 책을 같이 시켰다... 열아홉살, 문제집을 풀 나이였고, 연수작가님의 책들은
내 책장 한켠에 조금씩 쌓여갔다. 그렇게 열 아홉이 지나갔고 스무살의 문턱에서 나는 연수작가님의 책을 한 권씩 탐독하였다.
내가 제일 먼저 읽은 책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이었다.
내방 책장 가장 가운데줄을 차지하고 있는 연수작가님의 책,
정말 마음같아선 다 들고가고 싶었지만,,, 꾹 참구,,, 여섯권만 들고갔다.
내가 스무번도 더 읽은 청춘의 문장들, 네가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 밤은 노래한다, 우리가 보낸 순간,,
가방에 책들을 챙겨넣는 순간까지도 정말 내가 오늘 작가님을 만나러 가는것인지 의심이 들을만큼 행복했다.
나와 같이 청춘의 문장들을 읽으면 청춘을 위로받은 친한언니와 같이 작가님을 만나러 금요일 저녁, 살롱드 팩토리로 향했다.
처음가본 살롱 드 팩토리는, 그곳만의 분위기,느낌이 뚜렷했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이었다.
어쩌면, 작가와 강연을 듣는 우리들과의 사이가 멀지 않게 느껴지기에 안성맞춤인듯한 느낌이랄까...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분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책을 읽고 계셨다.
언니와 나도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훓어보기 시작했다...
7시가 되었고, 마음산책 출판사 편집부에 계시는 분께서 십분뒤 시작하겠다고 일러주셨다.
차분히 앉아서 작가님을 기다리는 시간은, 나에게 있어서 수능이 끝나면 작가님책을 읽어야지 했을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그 때, 고개를 돌렸고 내 눈엔 파란색 니트를 입고 계신 연수작가님이 보였다.
작가와의 만남, 시작.
작가와의 만남 혹은 강연회를 온전히 작가님 혼자서 이끌어 가셨기에 아마도 작가님은 힘드셨을수도 있다. 하지만 말과 말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작가님의 표정과 말에서 우리는 모두다 그것마저도 좋아하였고, 중간중간 커피를 마시고 또 땀을 닦으시는 작가님의 모습에 집중하였다. 연수작가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있는 자리, 말로는 표현할수 없어도 모두다 작가님의 눈을 향해 자신의 눈빛을 보내고 있으리란 느낌.
작가님께서 해주신 작가님의 이야기는 깊지 않은 이야기라 할지라도 작가님의 이야기였고, 그 자리가 아니면 들을수 없는 작가님의 이야기였다. 중간중간 김중혁 작가님의 이름이 언급될때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사람들의 웃음소리. 사람에 대해서 얘기하시는 작가님의 모습은 내성적인 나로 하여금, 동의가 가지 않는 ^^;; 어떻게 내성적인데 사람을 많이 만나실까... 알수없지만 작가님은 정말 재미있으신 분이시다.
내가 작가님한테 제일 감동받은것은 열 아홉 그 즈음부터 내 머리속으로 그려온 작가님의 모습과 그날 내가 직접 뵌 작가님의 모습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그 사람을 그렸을때 정작 실제 그 사람과 일치하지 않을때가 많다. 하지만 작가님의 말투 또 '글'을 대하는 작가님의 태토, 사람을 보시는 작가님의 눈빛 모든게,,, 내가 그려온 연수작가님과 일치하셨다...
그날 살롱 드 팩토리에서 보낸 2시간 가량의 시간은 스물 한살이 되는 나에겐 아주 귀한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여섯권의 책과 다이어리에 모두 싸인 해주시고, 특별히 한 마디까지 적어주셨던 작가님의 모습.
사진과 악수까지 요청한 나에게 "패키지로 하시네요" 하시며 웃어주시던 모습.
내가 작가님의 글들에서 위로받고 또 작가님의 생각에서 위로받고 하지만 무엇보다 작가님의 인생과 어쩌면
그 모든것들을 대하는 작가님의 태도가 가장 좋은건 아닐까 생각했다.
먼저 지난번 대책없이 해피엔딩이 나왔을 당시에도, 작가와의 만남을 응모했었으나 아쉽게 당첨되지 못했다.
그래서 너무너무 아쉬운 스무살의 여름을 보냈지만, 스물하나의 겨울의 시작에서 작가님을 만나게 해준 알라딘에게 너무 고맙다. 작가님이 내게 적어주신 그 한문장이 또다시 나를 위로하며, 용기를 내어 내길을 걸어가야겠다...
마지막,
작가님의 책의 제목은 정말이지 감탄을 할수 없는,,, 어쩜 이렇게도 제목을 잘 지으실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하신걸까 다른 독자분께서 그 질문을 해주셔서 좋았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에 '비에도 지지말고 바람에도 지지말고' 이 제목이 유난히 집착이 갈만큼 좋았었다... 그 문장을 책에 적어주신 연수작가님께 무한감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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