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되었다는 벅찬소식을 안고, 정독도서관으로 향했다. 삼청동에 있는지라 간김에 북촌한옥마을도 구경하고 근처 맛집에서 라면도 먹고 ~ 정독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시청각실로 향했다  

 폭신폭신한 의자에 앉아  시작되는 강의를 들었다. 유양초등학교의 현수막에 걸린 "6학년 목숨걸고 공부하는기간" 이라는 문구에서 시작된 강의에서, "목숨걸고"에 포인트가 맞춰졌는데 여기에서 "열심히"라는 단어에 얽혀진 재미지는 여러 일화를 들었더랬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열심히" 해야했을까? 그 이유에 대하여 "work makes you free" 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주신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free 를 위하여 free를 포기하면서까지 "열심히"일해야했던 것이었을까.  정말 기막힌 모순이다. 
 

 그러고 보니 수많은 철학자로 부터, 열심히 하라는 말은 누구에게도 듣지 못했다. 다만 자신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만큼, 각자의 몫에 해당하는 부분만 해내는 것이 미덕이라 여겼던 것일까. 현대사회, 특히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조금 의아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이상하게 안심이 되었다. 내가 하려는 몫만큼만 해내는 자신에게 아마 열등감을 느껴서 그랬던 거겠지 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의미에서 요즘 유행하는 소셜네트워크는 각자의 room (방이라쓰고 여유라 읽는다) 이 있다는 의미에서 참 귀중하게 다가온다. 집안에서도, 회사에서도 내 공간은 있지만, 그것은 온전한 내 공간이 아니기에, 트위터나 미니홈피 같은 공간들이 단 하나의,나만의 여유로 다가오는 것이다. 

 강연이끝나고 하루가 지난 지금에서야 그 말이 어떤의미인지 이해가 갔다. 강연을 들을적에는 어쩐지 전개가 기이하여 스스로도 납득이 되지 않았는데, 막상 강연이 끝나고 정리해보니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가 간다. 각자의 삶의 여유를 가지고 개인적 능력이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 또한 그렇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질의 응답시간에 "인문학이 왜 유행하는지, 인문학은 왜 공부해야하는지"에 대한 응답으로 꽤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어 인문학은 실용성 없는 학문이라고 말씀하셨다. 난 왜 그 모습이 더 호감으로 다가오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마 자신이 공부하는 학문을 욕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나보오) 각자 여유를 가지고 옛 성현들 말에 귀 기울일때나 인문학을 반드시 정복해야할 학문이라는 개념보다 습득의 대상으로 편안히 봤을때, 인문학을 비로소 매력있는 학문으로  느낄수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알라딘에게 한마디 :) 물론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사게) 하기위해 여는 강연회라 다소 제목을 눈에 띄게 썼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강연하는 저자의 강의 의도를 반영하여 덧붙여 적어주신다면 청강하는 독자 입장에서 미리 준비를 하고 갈수 있으니까 더 유익한 강의가 되지 않을까싶어요 ^^ 언제나 좋은 강의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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