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 근처 그린비 출판사에서 진행된 자그마한 강연회
현장을 보고하자면, 둥근 테이블과 다른 한쪽으로는 책걸상. 한쪽은 회의하는 곳이고 다른 한쪽은 공부하는 곳 같았다는...

본론은, 새로운 과학을 하자는 것. 과학이라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가. 정규적인 교육과정을 거친 그리고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은, 과학은 지속적인 의문을 품는게 기본이라는 사실을 초중고 때 배운다. 그러나, 대학을 거치고 나면 과학은 배워야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게 문제이다. 지식으로서 축적이다. 그래서 과학이 중세시대의 신학처럼 변해 버렸다. 전문가가 한 소리 찍하면 찍싸는. 신부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말하면 찍했던 중세처럼. 그러면서 저자는 이러한 과학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 과학의 고전을 왜곡한 해설서를 읽을 것이 아니라 원전을 통해 제대로 읽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책 또한 해설서라고 나는 생각되지만) 물론 중간중간 의문이 들기는 했다. 여기서 말하는 과학이 물리학부터 생물학까지 모두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종의 기원이 타이틀이니까 생물학에 국한된 것인지. 다윈이 상대했던 당대의 과학자들은 고생물학자나, 화석을 연구하는 지질학자이기 때문에 물리학이나 화학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가 궁금했다.

과학에 대한 정의는 초입으로만 하기로 하고, 다윈에 대해서 아니 다윈이 주장한 개념인 '자연선택'이 얼마나 근대과학을 거치면서 잘못 이해가 되어왔고 오용 혹은 남용(약이랑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면서)되었는지를 재밌는? 일화로 저자는 말해주었다. 요새 '경쟁에 반대한다'라는 책을 읽고 있던 탓일까 저자와 교감이 조금 되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적자생존' '생존경쟁' '자연도태' 다 뻥이다. 좀 허무한가 아니면 충격적인가.

혁명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소중하게 배웠다. 원체 필기를 안하는 성격인지라 저자와 눈을 맞추고(강연자들은 대개 눈싸움하는 걸 싫어하시던데, 이 습관은 좀 버려야겠다.) 듣지만, 그 와중에 잠시 직접 펜을 손가락으로 잡고 정리했다. 성공한 혁명이란, 한 시대에 사는 사람의 세상에 대한 상식이 이전 세상에서 통용되던 상식에 대해 지루함을 느낄 정도의 바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저자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름의 해석문이다. 다윈이 6판까지 고쳐쓴 종의 기원은 성공한 혁명이기 때문에 읽고자 도전한다면, 졸음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요지이다.

종의 기원은 당시 생명의 기원에 대한 가장 성공적인 이론인 창조론을 주장한 과학자들과의 대결에서 나온 산물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기독교의 창조론자들과 과학의 진화론자들이 대결하는 것으로 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문헌상으로 사실이니까 이건 정말 사실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봐야겠지만...) 그래서 앞서 말한 '적자생존''생존경쟁''자연도태'와 같은 말은 부르주아들이 혁명적인 '자연선택'이 맘에 안 들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해를 못한 범인들이어서...) 자기들 입맛대로 개념을 유용한 것이다. 그래서 앞서 질문한 것에 충격이 좀 와야 이 시대를 사는 사람로서는 정상이라고 판정을 받을 수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워낙 잘못된 개념의 세계에 빠져 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종의 기원에서 생명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에서 의문이 생겼다. 일반적으로 생물, 생명에 대한 담론에서는 이들의 작동은 (1)물리적 조건 (2)습성, 의지로서 된다고 생각을 해왔다. 근대에 와서 습성이나 의지는 아니라고 판명이 났고, 지금 우리가 자연과학이라고 해서 매달리는 부분이 물리적 조건이다. 그런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다윈은 이 두가지 모두가 아니라고 책에 썼다고 한다.(확인을 꼭 해보리라. 무슨 근거인지.) 이 점이 다윈에 대한 관심을 가장 고취시켜준 것 같다. 두 가지를 다 부정했다라. 과연 무엇일까.

졸리더라도 종의 기원 소화해보겠다는 밑도 끝도 없는 욕심을 부려본다.

p.s. 현재 한국어 번역서는 그리 좋지 못하다고 한다. 차선을 택한다면, 한 장을 읽고 이해가 되면 괜찮다고 한다. (영문으로 읽으면 더 졸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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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now 2010-05-27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보고 싶었던 강연회라, 이렇게 후기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

yoshikill 2010-05-31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정확하게 말하면 날이 지났으니까 어제 연극 사나이 와타나베를 보고 왔습니다. 음 ~~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동이었습니다. 한참을 웃다보니 엔딩인가 싶었는데 ... 그무대위로 스크린이 설치되고 진정한 결말이 나오더군요!!
신선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장항준감독에 팬이되었구요 ... 백암아트홀은 처음가보았는데 정말 웅장하고 깨끗하더라고요. 간만에 좋은작품을 보고 가슴속에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릴수 있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알라딘 ^^
잊지못할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