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저명하고 영향력있는 영화평론가의 영화였다. 이 점만이 이 영화로 인도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이것 역시 중요한 이유였다. 당초에 그외의 것은 거의 몰랐다. 88세대가 배경이라는 것도, 디지탈 영화라는 것도. 원래 영화를 보기 전에는 관련 자료를 거의 배제하는 게 습관이지만 너무 모르고 갔다는 느낌이다. 쫌 알았더라면 가지 말았을지도 모른다...물론 영화가 후지다는 말은 아니다.  

영화를 두 가지의 세계로 나눠봤다. 1)이미지에 대한 것 2)의미에 대한 것.. 아마 이 영화의 평판은 그 영상미를 중심으로 형성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등장한게 디지탈 영화라는 점이다. 이 디지탈이라는 것에 대해서 잘 모른다. 시각적으로 선명하고 정확한 그림들이 차이의 전부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하여튼... 그것에 관심을 집중해야 하나? 

솔직히 이런 작위적인 영상은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어디가서 얘기를 할 때 좋은 꺼리로서 등장을 시킬 수 있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영상미가 굉장히 정갈하며 사진과 회화적인 것들조차 느껴지지만 솔직히 거부감이 든다. 스탈일리쉬하다고 느껴지지만 이런 영상미는 영 내 취향은 아니다. 흔히 하는 말로 이미지의 과잉이다... 

둘째는 의미론적인 것이다. 영화가 서사와 이야기구조가 존재하는 것이며 난 그런 것도 의미론이라고 부른다. 우석훈박사가 <바그다드까페>를 말했던 것 같은데, 어렴풋한 느낌에 꽤 비슷했다는 느낌이다. 아마' 남강'이라는 의미값이 유사했다는 느낌이다. 어떤 고정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실상은 퇴폐적인 사건들이 건강함을 의사대리했다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느닷없이 88만원세대가 됐고, 그건 우석훈 박사가 등장한 이유의 하나같다. 이 영화가 88만원세대에 대한 헌정 정도로 자리매김해 볼 때, '젊음'은 증발해 버린 것은 아닐까? 애늙은이를 양상하는 386세대의 굴절된 시각이 이 영화의 렌즈에도 투영된 것 같다. 스타트를 끗는 어떤 경향의 시작쯤으로 미화해서 예측도 하지만 그리 좋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그 감독이 저명한 영화평론가이자 영화이론가라는 점만이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난 평론가가 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항상 누벨바그가 떠오른다. 누벨바그는 사실 영화사에서 검증됐다. 이 영화와 이 감독이 그렇게 될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여러 조짐이 이 영화를 사실 보다 더 높게 만들어 버릴 것 같다. 영화를 만드는 게 영화가 아니라 담론일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다는 예상도 했다. 하여튼 주목되는 점들이 많다.   

위에서 단순화해서 이미지+의미를 적었다. 결국 그런 것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게 영화라고 생각했고, 그 배합이 뛰어나면 좋은 영화같다. 이 영화가 주는 서구적이며 유럽적인 느낌이라는 게 있었던 것 같다. 쫌 튀는 부분은 이 영화의 감독이 대단한 한국영화의 전문가라는 점이다. 이론과 비평의 것이 한국화된 텍스트로 산출되나 영화는 여전히 다른 영혼을 담고 있는게 아닐까? 

이 영화가 표방한 것이 가장 한국적이며 한국화된게 아닐까 추측도 했다. 임권택등의 것과는 다른 것으로서...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이라는 느낌. 탈공간 탈시간 탈사회의 것들이 결합되어 묘한 느낌들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이 영화에서 사라진 것들만 모은다면 아주 훌륭한 영화 한 편이 또 나오지 않을까?  

이 영화가 주는 미덕이 하나 주요했다. 근데 이 장점도 또한 저주같다는 이성적 판단을 했다. 영화가 굉장히 고요했고, 정적으로 감싸였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 90여분은 심심할 정도로 평온했다. 딱 잠오지 않을 정도의 주의도만 유지한 상태로 영화의 예술이 주는 것들을 감상했다. 정말 감상한 영화였다.  

그리고 그 88만원세대라는 것! 우석훈 박사가 등장한 통에 그 알리바이가 너무 명확해진 것! 이 영화의 렌즈를 통한 것에만 한정한다면 자기들이 만든게 아니라는 점이 불만이다. 문학에서는 88만원세대,촛불세대와 같은 게 그 자신들에 의해서 또는 그 선배격의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영화에서는 이 영화가 있는 것 같다.  

영화가 감독 하나, 교수 하나가 만드는 게 아니라 많은 집단적이 노력이 개입하는 거라고 가정하면 이 영화가 정말 88만원세대를 표현하는 거구나 생각도 했다...문화전체로는 떠오른 신생의 것을 두고 쟁탈전이 벌어지는 경우가 허다했고 지금도 허다하다. 그 쟁탈전은 일반적으로 상업화되고, 이론화되고, 문화화되고, 정치화된다.  

그런 속에서 정작 당사자들은 증발하는 현상이 또 발생하지 않을까? 초등학교에서 애를 두고 선생과 학부모, 장사꾼들이 거의 팔을 빼는 싸움과 투전을 벌린다는 상황에 비유해 본다. 결국 그들의 여러 다른 이해와 잇속이라는게 깔끔한 포장만 앞에 한 채 그들의 의지로 진행됐다. 그런 매커니즘의 하나로 이 영화의 자리값을 매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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