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었지만, 지난 4월 3일(토) 시너스 이수에서 있었던 양석일 작가와 함께 하는 [어둠의 아이들] 시사회 후기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대충 어떤 내용이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갔었지만, 실제 영화를 관람하게 되니 보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 속 현실에 어찌할바를 모르겠더군요. 어른들의 그릇된 욕심에 의해 몸은 물론 마음까지 병들고, 심지어는 가녀린 생명까지 잃게 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무력감이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만큼 압도적인 연출의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아동인신매매 실태에 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가운데, 영화 막바지 사회복지사인 오토와가 남긴 “나 자신에게 변명하고 싶지 않아”라는 말과 기자 남부에 대한 결말 처리에서 감독의 메시지가 강렬하게 전달되어 특히 인상에 남습니다.

 

   본영화 상영 후 원작자인 양석일 작가님과의 씨네토크 시간을 바로 갖게 되었는데, 여러모로 알차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관객들과의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노작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여러 질문과 답변이 오갔고 그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있는 내용들이었지만,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영화나 원작소설에 있어 공히 기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어둠의 아이들]이란 제목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기억이 제대로 맞는지 모르겠지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계에는 빛과 어둠의 세계가 있고, 그런 가운데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은 빛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빛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둠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지만 <어둠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빛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잘 보인다. 또한 빛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어둠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빛의 세계에서 사는) 관객들이 본 영화 속 이야기는 바로 보이지 않는, 즉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얘기를 듣는 순간 고통받는 어린이 같은 약자들(또는 소수자들)이 사회 어디선가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모른 채 외면하면서 살아왔다는 반성과 괴로움이 함께 들더군요. 적극적으로 이들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던 영화와 양석일 작가님과의 만남의 시간이 그만큼 저는 물론이고 영화를 봤던 관객들 마음 저마다에 커다란 동요를 일으켰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갖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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