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를 통한 시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다분히 기대감을 가지고 상수역에서 내려 모임장소를 찾았다. 

처음 7시라고 하여 부지런히 10분전에 도착하였더니 휑하니 동그마니   알라딘에서 나온 직원과 같이 모임을 기다렸다. 

7시 30분이 시작이라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강신주 작가가 어느틈엔가 들어와 있었다. 

양사방 빼곡히 꽂혀 있는 책앞을 서성이는 작가는 부단히 책을 좋아하는가 보다 여겨졌다. 

이상하게 자리 잡은 곳이 가운데 큰 기둥 뒤가 되어 작가를 마주 대하여 보지는 못하고 말만 들었다.  

쥬스 한잔을 받아놓고 진득하게 마시던중 시인들을 만난 이야기가 매우 뇌리를 때렸다. 

조금의 형식에도 가식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는 시인들의 순수한 삶을 걸쭉한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었다. 

시간 약속을 해두고도 나타나지 않아서 전화를 걸어보니 먼저는 나갈려고 했는데 오늘은 나가기 싫다는 마음의 소리에 따르다보니 나가지 않겠다라는 행동이 시인의 겉과 속이 같은 생활적 운용에 가슴을 무엇에 맞은 것 같았다. 

그래서 시인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소리를 글로 나타내는구나 

그래서 공자는 시삼백을 한마디로 하면 사무사(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 )라 했구나 하며 가슴을 치게 하였다. 

이것을 건졌다. 

다른 그 이후의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전개된 다른 이야기는 사실 귓등으로 흘렸다. 

다른 생각이 또 희석될 것 같아서 중간에 담배를 워낙 좋아하여 잠시 쉬어야 겠노라 하며 쉬는 시간에 후다닥 빠져 나왔다. 

그래 시란 시인이란 역시 삿된 그무엇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인가 보다. 

복잡하지 않고 마음 내면 깊숙히 고여 있는 정수를 뽑아내어 글로 표현한 그 무엇 

조금은 동양적인 철학에서 조명되어 올라오는 물맛을 느끼고 싶었는데 이 한마디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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