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로크 연극의 정수, 라는 카피를 읽고 정말 보고 싶었던 연극이었다.
트랜디한 뮤지컬을 가미한 연극도 즐겁고 유쾌하지만,
'배우의 몸과 연기'가 있는 찐한 정극이 무척이나 보고 싶었었는데 마침 눈에 띄였던 것이다.
왜 유행하는 디자인의 옷은 구하기가 쉽지만 의외로 베이직한 아이템을 찾기는 힘든 그런 심정이었던 것 같다.
연극은 90분으로 매우 직선적이고 교과서처럼 연극의 정수를 보여 준다.
도입, 전개, 갈등, 절정, 결말... 이 그대로의 순서대로 차근 차근 차분하게 하나 하나.
바로크라는 단어대로 '고전의 우화'를 정석대로 밟아 나가는 연극.
기교나 치장이 없는 (마치 그런 점에서 연극은 통채로 '고딕'양식 같은 인상을 준다) 명료한 메시지와
내용에 맞는 간결한 형식이 교과서 그대로 같다.
대학로의 무대들이 대개 협소하고 관객석들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 연극이 열린 동그라미홀은 매우 쾌적하고 편안해서 더욱 더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