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작가를 만나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참 뜻깊은 일인 것 같다. 안국동 옛찻집에서 열리는 아늑하고 조촐한 분위기의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아주 감명깊게 읽은 책의 작가를, 그것도 외국작가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윌리엄 작가님은 사진상으로 보았던 것 보다 훨씬 마르고 작고 친절하게 생기시고 영혼이 아주 밝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동시통역하시는 분은 그야말로 동시 통역. 질물을 하면 들으면서 바로바로 윌리엄 작가님에게 이야기를 해주는데 상당한 실력을 가지신 것 같았다.  

윌리엄 작가님은 영어 발음 정말 좋으시고, 말씀도 정말 잘하시고, 책에 담은 자신의 생각을 정말 막힘없이 이야기를 하셨다. 원래 직업 작가가 아니라서 책을 쓰기 위해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은 굉장한 달변가이신 듯. 

세계사 관계자 분은 사인할때 뒤에 분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자 냉큼 오셔서 직접 찍어주시겠다고 하시며 찍어주셨다. 참 친절 하셔라. 
  

▶왼쪽부터 동시통역하시는 분, 윌리엄 폴 영, 세계사 출판사 관계자 분 



윌리엄 작가님은 어린 시절 아픈 상처 때문에 어린 시절 자신은 한번도 어린아이인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나님과 소통을 하며 다시 어린이가 되는데 50년이 걸렸다고 하셨다. 지금의 모습은 내면의 빛이 정말 환해서 어린아이와 같은 밝은 영혼의 소유자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질문시간 거의 마지막에 한 분께서 자신이 어떤 큰 상처로 인해 하나님을 원망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떤 답을 얻었고, 치유의 경험을 했다며 정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주체 못할 감정의 도가니속에 눈물을 흘리시며 어렵게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얼마나 많이 우셨을까 짐작이 갔다. 그 모습을 보며 같이 슬퍼하고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공감해주는 윌리엄 작가님의 모습, 그리고 이런 경험을 작가와 독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이제까지 잘못 이해했던 하나님을 다시 제대로 이해하고 하나님과 진정한 소통을 하기 시작하며 치유의 경험을 한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니, 정말 윌리엄 작가님의 말대로 work of God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분 말씀대로 윌리엄 작가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아무도 하나님을 모른다고 하셨다고 한다. 아담도 모세도 다윗도 하나님 아버지를 잘 모른다. 종교에서 신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두려워하게 만든다. 산타클로스 캐롤송에도 누가 착한지 나쁜지 언제 일어나는지 산타클로스가 모두 안다고 하는데, 이는 아이들이 산타클로스가 오는 걸 두렵게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종교에서 말하는 신의 이미지라고 한다.

윌리엄 작가분은 친아버지와의 아픔이 있어서 신에서의 아버지의 모습을 지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예수님은 나를 보면 아버지를 보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예수님이 아이들과 노는 것을 보는 것은 아버지 하나님이 아이들과 노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신의 본질을 곡해하면 희망이 없다고 하셨다. 인간의 불행해진 것은 하나님을 잘못이해하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시작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느 분이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이 어려운데 어떻게 쉽게 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우리는 용서를 event라고 생각하는데 용서는 process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책에도 있었던 내용인 것 같다.) 용서는 치유의 과정이고 내면의 감옥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하나님에게 화내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하나님은 그것마저도 포용할 만큼 위대하신 분이라고. 어둠에서 밝은 것으로 끌어내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이 책으로 인해 비판을 받은 적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책이 5천부 정도만 팔렸다면 아무런 비판도 없었을거라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자신의 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협소한 의미에서 종교를 이해하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책을 읽기 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로부터 5만통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대부분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치유를 받았으며 감동을 받았는지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딱 한번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자신의 책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만났다고 하는데, 너무 더워보여서 물병들을 나눠줬다고 한다. 그 사람들이 "당신은 누구냐"고 물어서 자신은 이 책을 쓴 사람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신들이 내 책을 읽어보았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안읽어 보았다고 했단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공포를 가지고 화를 낸다고 한다. 

자신은 선교사 집안에서 태어나서 정통신학을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종교에 대한 패러다임을 공격당하는 것도 work of God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자신의 책이 신과 얘기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잘못이 있다면 그건 하나님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이라고 한다.  

기억에 남는 말은 예수님은 크리스찬이 아니었다고 한다. 예수님은 유대인이었고, 유대인으로 태어나 유대인으로 자라 유대인에 의해 유대인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예수님이 크리스찬을 만드려고 오신 것도 아니라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려고 오셨다고 한다. 이 말씀도 책에 있던 것 같은데, 작가에게 직접 들으니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윌리엄 작가님은 누군가에게 "당신은 크리스천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당신이 생각하는 크리스천이 누구냐" 고 다시 묻는다고 한다.그러나 대부분의 대답은 자신이 속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현실이 아닌가도 싶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이해못하고 있다는 것. 예수님의 말씀대로 정말 아무도 하나님을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를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 책이 바로 '오두막'이 아닐까.  

 

한시간 가량 질문과 답을 했고, 사인도 받고 했는데,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하나하나 정성들여 사인해주고, 일일히 포옹과 악수를 해주고, 사진찍을 때는 아주 친하게 얼굴을 맞대고 사진까지 찍어주시고. 개인적으로 질문할 것들이 아주 많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많고, 혼자서 윌리엄 작가님을 독차지하고 싶은 욕심은 그만두어야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표정이라 그런지 윌리엄 작가님이 본인을 자꾸 뚫어지게 쳐다보며 '너 뭐 할말있는 것 같은데?'하는 표정이시더라. 뭔가를 계속 말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개인적인 인연이 닿으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그런 사람이었다. 작가와의 만남을 같이한 독자들도 모두. 그만큼 독자와의 만남 시간이 각별하고 따뜻하게 느껴져서일까.  




정말 좋은 시간 마련해 주신 알라딘과 세계사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정말 좋은 책을 쓰시고, 멀리서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까지 찾아와 독자들을 만나는데 최선을 다해주신 윌리엄 폴 영 작가님께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세계사 출판사에서 찍어주신 윌리엄 폴 영 작가님 부부와 참석자들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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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아해 2009-09-08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셨겠어요~ ^^ 후기만 읽었는데도 감동적이네요-

동동동 2009-09-08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너무 좋았고 감동적이었고, 만남이 짧아서 아쉬웠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후기가 많이 부족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