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거기가면 굶고살꺼야, 왜 갈려그래?.

고1때부터였다. 원래 사회학쪽으로 진로를 굳힌 상태였지만, 뚜렷한 목표의식은 없었다. 하지만 고1담임선생님은 국사담당이셨고, 그분을 보면서 학문의 재미나 열린 학문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목표는 고3수능볼때까지 이어졌고, 무조건 사학과 아니면 갈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런 결정에 주위에서 나오는 반응은 무조건 ‘거기가면 굶고 살걸, 선생님 않되면은 그 학과 나와선 할수있는게 없어, 왜갈려그래? 경영학과 이런 쪽으로 가보지?’ 이런 식이였고, 당시 아니 지금 사회풍조도 이윤을 너무나 따져서 인문학과 가서는 비전이 없다는 둥 인문학의 위기라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아주 우연히 진중권 교수님의 [이매진]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영화와 인문학관계의 담론이라나.처음엔 갸우뚱하면서 책을 넘겨보았다. 넘겨볼수록, 인문학과를 갈려는 나에게 불을 질렀고 인문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책이었다.



상상의 시대로 뻗어나가는 현실, 점수와 찍기에 급급한 교육

[이매진]이라는 책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어제 강연회에서도 말씀하셨다. 현재 세계는 미학-인문학-엔지니어 이 3가지의 생각이 유기적으로 구현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령, [트랜스포머]라는 영화를 보면 은 인문학적인 구성 ‘트랜스포뮬라이즘’이라는 토대위에 아티스트들의 상상력들이 덮이고 그 다음이 엔지니어들의 CG참여 이런 3가지가 구성되었기에 아무리 영화가 어린이들 장난감을 토대로 만들었어도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 3가지의 구성의 공통적인 점은 상상력 즉, 창조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의 미술발전사를 보면 은 알 수가 있다.

뷜렌도르프의 비너스조각상을 보면 은 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하게 조각된 조각상을 볼 수가 있다. 이런 것처럼 옛사람들은 이렇게 모형을 만들어 놓고서 다산을 기원했던 것이다. 3차원적인 구성이었다. 시대가 조금 발전하여 라스코 동굴벽화를 보면 은 소가 창에 찔려죽는 장면들을 그려놓고서 그러길 바랐다. 2차원적인 구성이었다. 더욱 시대가 발전하여 글이 발전하였고, 현시대는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픽셀(점)로 이루어지는 0차원적 세상이 되었다. 즉, 시대의 기술은 진보함에 따라, 추상화정도는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앞으로 세상은 추상성을 읽어내고 숫자로 점을 만들 수 있는 창조, 상상력이 중요시되는 사회, 세계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가령, 실리콘 벨리에 높은 자리에 있으신 분들은 상상만하시고 그 상상을 구현하는 것은 아래 분들이 하신다. 또한 스티븐잡스도 버튼 없는 mp3을 만들 때 상상만하고 그 구현은 엔지니어들이 한 것이다.

눈을 돌려서,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보면 은 너무나 암담하다, 늘 언제나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문장을 어떻게 빨리 읽어서 답을구해내고, 2개있을 때 가장 가깝게 답을 찍는가? 이런 것들을 가르치고 있다. 물론, 이런 교육현실에서도 다른 방향으로 교육을 하고 계신 선생님들은 계시지만, 늘 무시당하신다. 또한 현 정권에서는 공교육 강화차원에서 방과 후 보충수업을 늘리고, 학교에 더욱 잡아두시겠다고 한다. 잡아두는 건 좋지만 교육방향이 옳아야한다. 이것이 한국의 교육현실이었고, 세계의 발전방향과 완전히 위배되는 교육현실이다. 또한 한 가지 시대에 역행하는 짓을 하였다. 이런 문화적 패러다임을 전파하기위해 진중권교수님이 활동하시던 포럼들을 해체하고 나섰다는 게 현 정권의 문화부 장관이셨다는 것이다.
 


인문학 선택은 올바른 방향이고, 모든 창조의 기본토대


이 같은 내용은 어제 강연에서 듣고 나니, 인문학을 공부하겠다던 나의 다짐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고, 재수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1년 더 공부해서라도 인문학을 선택하려던 나의 선택이 가치가 있고 비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단지 저런 변화세태에 합류했다는 점이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저 고1때 선생님께 영감을 받아서 선택하게 된 학문이 길이 옳음을 증명해준 것이 보람 있었으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면 나머지 이윤적인 것은 부차적이 되도 좋다는 나의 신념이 옳음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진중권교수님의 마지막말이 아직도 귀에 남아있다. ‘ 인문학, 사학, 문학 이런 것들이 살아나야지만 미학도 토대가 튼튼해지는 것이며, 가치가있어진다.’ 즉, 기본토대가 된다는 말씀이셨다.



잡담


강연을 듣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된다. 100분 토론이나 다른 곳에서 교수님을 본 사람들이라면 말씀하실 때 자신도 모르게 그 말과 내용에 흡수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겠지만..몇 권을 책을 읽고가서 그런지 교수님이 강연을 잘하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강연회는 미학이나 미디어아트를 몰라도 듣기가 쉽고 위에서 얘기한 패러다임들을 쉽게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던거 같다. 강연회를 마치고 싸인 을 받을 때 뒷사람들에게 미안했지만 나는 내가 가진 책들에 다 싸인 을 받으면서 교수님께 얘기했다. 몇 년 만 더 기다려달라고 인문학으로 진학하기를 희망해서 교수님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인재가 되겠다. 그러더니, 한번 쳐다보셨다. 그냥 나만 책을 4권들 고와서 쳐다보신건지, 정말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쳐다보신지 모르겠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여 더욱 학문에 정진하는 자극제가 되었다고 생각해야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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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2009-06-27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4권 들고 오신 분... 저 누군지 알 것 같아요. ㅎㅎ

시세로 2009-06-28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ㅋ 뒤에 계셨던분? ㅋ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