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응모한 문화이벤트였는데 떡하니 당첨되어서 너무 기뻤었다.. 그것도 보고싶어하던 기발한 자살여행이라니.. 

그렇게 당첨된 뮤지컬을 오늘..그러니까 3월 19일 8시 공연을 동생과 보고나서 그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바로 글을 남기기 시작한다.. 아르토 파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을 원작으로 하여 한국의 정서에 맞게 각색하였다는 작품에 처음엔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유쾌하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주었던 내용이었기에 책이 아닌 뮤지컬로 직접 보면 즐거움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질 것 같아 너무나도 기대가 된 반면.. "여행"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가있는 것처럼 핀란드의 여러곳을 여행하는 책이었기에 공간적, 그리고 시간적 제약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걱정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걱정일 뿐이었다. 핀란드가 아닌 한국정서에 맞게 수정한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은 정말 최고의 작품이었다.. 특히 핀란드의 끝으로 가서 자살하려던 계획이 백두산 천지, 장가계, 실크로드로 바뀌어있었고(난 금강산이 아닐까 살짝 생각했는데.. ) 등장인물들도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한 계약직 노동자, 기러기아빠, 통일한 상태에서 일거리를 잃은 군인장교, 사업에 실패한 사장, 에이즈에 걸린 여자, 그리고 한물간 연예인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이렇게 등장인물이 바뀌다보니 세세한 내용은 살짝 바뀌어있었지만 그래도 삶에 지치고, 인생이 실패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자살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같이 여행을 하면서 자살하려다 결국엔 삶에 희망을 갖는다는 기본적인 줄거리는 그대로였다..  그랬기에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절박하게 부르는 노래에 감정이입이 되어 슬프다가도 결국 희망을 찾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함께 희망을 찾는다고 할까나? 

처음 등장부분에 밧줄로 목을 매려고 하고 총으로 머리를 쏘려고 하며, 동맥을 끊으려는 모습등으로 노래를 부를 때에는 책의 밝은 분위기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어두운 분위기에 놀랐는데.. 뒷북치는 박사나 안기부의 정상훈씨의 모습에 웃고 이름은 모르겠지만 사업실패로 자살하려던 사장님의 구수한 사투리와 망설이는 모습에 웃으며, 감정을 느끼지 못하던 빡빡이 아저씨의 울음에, 가장 강렬한 인상의 심리학자의 연설과 노래(누구나 한번쯤은 자살을 생각하고 진짜로 자살을 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미루라는.. 자신의 목숨이기에 자살은 하나의 자기의 권리이므로 아무도 방해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날씨가 안좋아서, 키스를 못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지 못해서 잠시나마 죽음을 생각할 수 도 있으므로 조금만 더 생각하라는 의미의 노래였는데..)에 희망을 갖는다.. 

뮤지컬을 보다 정말로 놀라기도 했다.. 처음엔 뮤지컬시작하고 들어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비매너의 극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내 옆에서 인기척이 있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배우가 앉아있는것이 아닌가!! 갑자기 돌아봐서인지 눈이 딱 마주쳤고 어색하게 인사하는 모습에 민망해서 고개를 돌릴수밖에 없었던..정말 깜짝 놀랐으면서도 흐뭇할 뿐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내가 직접 표를 사고 봤을 뮤지컬이었는데 알라딘의 이벤트를 통해 공짜로 봐서 더욱 좋았을 뿐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준 알라딘에 감사 또 감사할 뿐이고.. 다음에도 이런 이벤트에 또 추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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