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의 길 - 식인 자본주의에 반대한다 서해문집 사회과학 시리즈
낸시 프레이저 지음, 장석준 옮김 / 서해문집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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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프레이저 다른 책들보다 별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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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댐로쉬의 세계문학 읽기
데이비드 댐로쉬 지음, 김재욱 옮김 / 앨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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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로쉬의 국내 첫 번역. 심대한 문학의 세계를 읽는 지침서라고 줄일 수 있겠는데 이글턴의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도 같이 읽으면 좋다. 문학이라는 거대한 지도를 역사적으로 넓게 넓게 그려보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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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2019 6호 - Vol.6 : 당신의 시간은 안녕하십니까?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6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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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엔드 게임>을 보고 난 후 시간에 대해 잠시라도 생각에 잠겼다면난 감히 뉴필로소퍼 6호도 꼭 읽어봐야만 한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글을 시작하려 한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도 포함되어 있다)

 

'당신의 시간은 안녕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지금 나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해야겠다이 리뷰를 온전히 마칠 때까지마지막 해시태그 '#일상을철학하다' 입력 후 업로드하기까지나는 시간에 계속해서 쫓기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을 것이다지금의 나는 그나마 여유로웠던 며칠 전의 시간으로 되돌아가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리뷰를 쓸 걸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데그 이유는 아마 과거로 돌아가서 글을 이미 다 완성한 후에 지금의 나로 돌아와 이 쫓기는 마음 없이 침대에 대자로 뻗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과거로 돌아간다고 한들과연 내가 글을 완성시킨다는 보장은또는 글을 완성시켰다고 해도지금 이 글을 쓰며 시간에 쫓기는 내가 대신 편히 쉬고 있을 거라는 결과를 필연적으로 도출할 수 있을까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사실 이 우주에 필연적인 것이 있긴 한걸지 의문이 든다. 영화에서 자신을 '필연적'이라고 말하던 타노스도 결국엔 죽지 않았던가) 나는 일종의 할아버지 가설’(Grandfather Hypothesis)에 해당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셈인데(뉴필로소퍼 6호 74면 참조그리고 그 외의 시간 여행 논의는 75), 사실 이에 대한 해답은 <어벤져스>가 잘 알려주고 있듯 과거에 한 일은 그 미래인 현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에 대한 뉴필로소퍼 6호와 <어벤져스>를 교차해 생각해보는 일은 퍽 흥미로웠다어벤져스의 시간 여행은 과거의 스톤을 빌려와 현재를 바로 잡으려는 의무에서 시작된다(시간과 의무에 관해서는,134-35면 참조)그 출발점은 과거 스톤이 있었던 곳들에 대한 복기다그들은 그 당시의 시간을 기억한다여기서 카를로 로벨리와의 대담이 떠오른다. “우리가 시간에 대해 생각할 때실제로 생각하는 대상은 우리에게 기억이 있다는 사실이다기억은 우리를 과거로 데려간다”(82). 그러니까 어벤져스는 기억을 시간한다.’ 그 과정은 두말할 것 없이 흥미롭다게다가 어벤져스 멤버들 중 몇몇은 삶과 감정에 요동을 일으킬 만한 기억들도 새롭게 시간하고 돌아온다토르는 어머니를 만나고스타크는 아버지를 만나고캡틴 아메리카는 사랑하는 여인을 본다영화는 보통 시간이 방향이 과거에서 출발하여 미래로 향하는 객관적 개념”(휴 프라이스, 48)이라는 통념을 부숴준다미래의 아들이 과거의 아버지를 격려하고과거의 내가 현재로 복귀하며현재에 살아있는 그녀가 과거로 돌아가 죽는다더 나아가서영화는 다른 의미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구분 같은 것들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41)를 보여준다멤버들은 현재를 위해 과거로 돌아간 시간에서의 현재에 충실하고 있다.

 

안타깝게도나의 세계에는 어벤져스와 같은 영웅들이 없다그래서 시간 여행도 할 수 없다하지만 뉴필로소퍼 6호와 <어벤져스>를 함께 보기는 작지만 확실한 위로는 안겨준다시간이 각각 지금들의 총합이라면나는 미래의 지금에서 되돌아오고 싶지 않기 위해서그러니까 이 리뷰를 쓰며 며칠 전의 나로 시간 여행을 꿈꾸는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할 것그것은 현재에 충실하는 데 있지 않을까어쩌면 시간이라는 것 자체도 환상적인 것일지 모른다그러나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우주의 미스터리 속에서 우리는 탄생했고 살아가고 있으므로미스터리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다(66). 나는 이 노력에 과학적인 탐구를 보태긴 어려울 것 같다대신 나의 방식으로 시간에 대한 사유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그것은 일상을 철학하는 데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내가 영위하는 시간이 유한하든 사실”(20)에 깨어있는 채 살아갈 것현재를 현재로부터 바꾸는 데 늘 애를 쓸 것시간을 현명하게 철학하는 데 마음을 둘 때무수히 많은 미래 중 가장 값어치 있는 미래가 현재로 현재화될 것이다.

 

덧붙이자면내게 가장 와 닿았던 글은 마리아나 알레산드리의 '시간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90-94)였다그녀는 프루스트가 준 교훈을 육아에서 발견한다그것은 짧은 순간들을 신성하게”(94바꾸는 일이었다난 출산과 육아라는 내 일상을 완전히 뒤흔드는 경험을 했다아주 어린 아이와 보내는 매일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와는 달리사실 굉장히 반복적인 일로 켜켜이 쌓인 시간의 무수한 늘어짐 같다고나 할까그런데 그녀가 시간 관리 전문가인 로라 밴더캠을 경유해 전달하고 있는 단조로운 일상으로 가장하고 있는 귀중한 시간을 찾아보라는 말은 큰 위로가 되었다결국 시각의 문제다이 경험은 훗날 내가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은 채 기억을 시간할 자산이 될 테다이제 나의 시간은 안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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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과 전복 - 현대 한국 영화의 어떤 경향
김영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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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과 전복: 현대 한국 영화의 어떤 경향(이하 순응과 전복)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로 열리고 닫힌다. 먼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가 한국의 영화감독들을 아비 없는 자식들”(15)이라고 칭하는 데서 등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영화감독들은 한국적 장르 영화의 전통적 꼴”(16)에 익숙하지 않았고 또한 의식하지 않았는데(여기에는 한국 영화의 장르 역사가 비연속적 궤적”(18)을 가진 것과도 연관이 있다), 이 지점이 족보도 계통도 없는 모험”(27)인 동시에 이었다. 이 책은 주로 2000년대 전후의 괄목할 만한 한국 영화 작품들, 다시 말하면 모험이자 힘인 그것들을 감독들의 필모그래피 순에 따라 조명하고 있다.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감독들 것이다,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류승완 등.


아버지는 마지막 장에서 다시 언급된다. 영화감독들에게 아버지는 없었지만, 영화라는 작품 속에서 상징적 아버지는 차이와 반복을 거쳐 왔다. “대다수 한국 영화는 끊임없이 좋은, 훌륭한 아버지를 희구하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 대다수의 집단의식을 늘 의식하고 만들어진 창작의 결과물이다. 그 안에는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자로서의 피해의식과 인정투쟁이 공존한다”(329). 저자는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부터 <곡성>, <아수라>에 이르기까지 서사 속의 아버지의 효과를 탐구한다. 아버지를 영웅시했든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었든 간에, 아버지는 무의식적으로 추구되어온 것이다.


순응과 전복은 몇 가지 측면에서 영화 비전공자/비전문가들인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우선 한국영화사를 인물 중심(감독)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1960년대나 70년대, 더 넓게는 90년대 초반까지 상대적으로 심리적 거리가 있는 한국 감독들과 함께 그 당시를 대표하던 작품들과 경향을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어떻게 장르의 규칙을 변용했는지”(5)에 대한 집중은 코리안 뉴웨이브 세대(박광수, 장선우 등)를 거쳐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에 이르기까지 감독들의 대표작들로까지 이어진다.


영화를 다루고 있는 도서를 읽는다는 것은 영화를 발견하는 데도 그 의의가 있을 터. 두 번째로, 순응과 전복은 독자들에게 영화를 발견하게끔 해준다. 친숙한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내가 보지 않은 영화를 발견할 수 있을 뿐 더러, 내가 이미 본 영화라도 그 영화를 깊이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영화를 재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영화에 대한 기술적이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전무하더라도 읽어나가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저자의 영화에 대한 분석은 서사 중심으로 이뤄지며, 다루는 감독·작품들도 소위 메이저급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동시에 이것이 이 책에 대한 아쉬움이자, 독자들이 그 외의 다른 영화들은 스스로 찾아봐야할 몫으로 남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1990·2000년대의 어떤 한국 영화를 볼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면 이 책이 꽤 실마리를 주는 편이다.


저자는 2010년을 넘어가며 한국 영화들에서 주목할 만한 감독과 표현법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지만 어떤 방향에서든 새로운 바람은 불어올 것”(330)이라는 기대는 남긴다. 아비 없는 자식이었지만, 그래서 또는 그랬기 때문에 필모그래피 속에 그들만의 인장을 남긴/여전히 남기고 있는 박찬욱, 봉준호 등의 세대가 어느덧 중견 감독이 되었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는 저자가 차근히 풀어놓았던 한국 영화의 어떤경향을 길잡이 삼아, 앞으로의 그 경향들이 어떻게 순응되거나 전복되어가는지를 지켜볼 과제가 남았다. “인과론적 서사의 변형과 파괴와 세련, 그것을 통한 쇼트 이미지의 기능적 확장을 꾀하는한국 영화를 만날 과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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