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일본어 번지 점프하기 - 초.중급
이경선 지음 / 동우B&B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표지만 보고도 친해져버린 책. 사전 순서대로 편집되어 있어서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찾아가며 볼 수도 있고, 단어마다 제시된 쉬운 예문으로 뿌듯한 감 느끼며 독해도 연습할 수 있었다. 예문을 독해하다 보면 초보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동사 활용도 해볼 수 있는데, 하나하나 신경써서 삽입된 문장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동사활용에 응용이 많이 됐고, 쉽고 편안한 문장 위주다. 그렇지만, 한 단어가 여러 뜻을 가지고 있어도 예문은 하나 뿐이다. 뭐, 수능에는 이정도면 충분하단 뜻인가?!실생활에도 이정도면 충분!이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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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 - 아름다움을 비추는 두 거울을 찾아서
장파 지음, 유중하 외 옮김 / 푸른숲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 가장 권장할만한 부위는 <0.서론 / 1.문화정신 / 2.미학의 총체적 비교>입니다. 2장까지의 언어는 적절한 온도로 동결되어 있고,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캄사합니다(__)''

동양과 서양의 철학(미학)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곱게 다르기만 한 것도 아니니 섣불리 금그어놓고 이만큼씩 틀리다고 말하면 곤란하다. 비교라는 것 자체가 동양철학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그런 동양에서 철학을 하는 사람이 이쪽 저쪽 비교한 책이 이 책이다. 그만큼 가치가 있기도 하지만 애초에 칼날같은 결론에 편승하고자 이 책을 택하지는 말 일이다.

장파는 동양미학을 정의하면서 '서구화' 이후는 계산에 넣지 않았다. 하긴 우리네 요즘 사는게 가히 동양적이진 않지... 그럼에도 동양적 사고를 기저에 둔 철학서를 읽는건 서양서를 읽는 것보다 한결 편하고 뭔지모를 안도감이 든다. 든든한 아이러니다.*

*책내용 내맘대로 갈무리*

1. 중국철학의 입장에서 동서양의 미학을 비교한다.
2. 그래서 그림 얘기가 안나온다고 속상해 하면 안된다. 중국(이후 동양^^)의 예술은 시학으로 집결되고 예술의 통일성, 통일된 예술학 따위는 없었기 때문이다.
3. 또는 시만 나온다고 불평해도 안된다. 사실 동양철학은 되려 아무말도 하지 않는 취향이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미의 본질을 추궁하지도 않았다. 시에 이것저것 은유적으로 표현해준 것이 고작이다.
3. 서양미학을 위해서는 크게 고대/근대/현대의 시대 구분을 하지만, 동양미학은 시대 구분이 없다. 사상적 바탕이 있을 뿐이다. 동양미학의 사상적 근간은 크게 유가와 도가, 덧붙이자면 불가와 굴원(책을 보세엽ㅛㅛ) 정도이다.
4. 동양의 미학이 이렇게 두리뭉실한 이유는 동양철학 자체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서양미학이 본질을 파고들거나 말로 정의내리면서 발전했다면, 동양미학은 파악하거나 체험할 수는 있되 하나의 정체, 보편적인 연계성을 중요시했다. ㅡ 미학에서 역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정신과 기운'이었다.
5. 이걸 과연 미학이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동양적 사고로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가장 도덕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동북아의 핏줄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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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8
J.D. 샐린저 지음, 김재천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에 치일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지금은 가끔 전화해서 '한번 봐야지...'하면서도 말뿐인 소원한 관계인데다 생각해보면 그닥 친하다할만한 적이 없었던, 서로에게 주변인인 사람인데도 이 책은 그 사람, 이렇게 연결고리가 있다. : 호밀밭이 보이고 홀든이 서있다... 아니 그가 서있다.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는다든지, 공감을 느낀다든지 그런 사람은 많다. 그렇지만 스스로가 홀든처럼 세상을 증오하고, 구차하게 인생을 주어담기를 거부하고, 그리고 철저히 혼자라고 감히 평가할 수 있는지. 아니, 우리는 이미 의무교육 시절 단한번의 결석도 애지중지하는 습관을 들였다. 가끔 변덕처럼 느끼는 외로움을 그의 황량함과 비교하지 말자. 우리는 철저히 홀든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홀든의 방황이 순수함에서 오는 것, 또는 한번쯤 겪는 청소년기의 그것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외로움=순수한 심성=우리가 보호해줘야하는' 이런 공식은 홀든에게는 또다른 비아냥꺼리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은 정말로 홀든의 룸메이트가 홀든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했다면 홀든의 응어리를 풀고, 증오의 감정을 쓸어버리고는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흘렸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 또는 그런 순수한 마음이 가능하다고 믿는건지.. / 홀든이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직업을 원하는 기저에는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려주는 무의식이 있다. - 죽은 동생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홀든에게 이상적 존재로 남아있을 수 있는 것처럼.)

홀든의 정서를 이해해보려고 나는 홀든이 내 주변의 실존인물이라고 가정해봤다. 소설이라는 틀안에 갖혀있는 존재들에게 흔히 그러듯 그에게 필요이상의 동정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만약 '그'를 몰랐다면 나는 굳이 이런 노력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마음 한켠에선 '그런 사람은 없어. 뼛속까지 외로우면 다른 사람한테 기대기 마련이야'라고 믿어버렸을테니깐. 그렇지만 그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 내 주변의 실존인물이 됐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거부나 공포 - 죽음을 직면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 홀든이 실존인물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성악설을 떠올리게 했다. 홀든이 악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한치도 미화하지 않고 세상의 악, 추함을 직시하기 때문에.

이제 나는 잡다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댄다. 홀든은 괴로운 만큼 눈을 가리고 싶겠지만, 그러지 않는 건 그럴 수 없기 때문은 아닐까? 선뜻 이 사실을 사실처럼 받아들이지 못하는건 내가 홀든만큼 용감하지 못한 탓일까? 이 책이 위대한 이유는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포악한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어쩌면 국제적 암살범들이 이 책을 읽었다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닌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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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설화문학
홍기삼 / 민음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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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이 책을 한학기동안 품고 지냈다. 사실은 친구랑 둘이서 강의를 준비한다는 명목하에 여름부터 끼고 다녔더랬다, 읽다가 졸리면 무더운 여름을 탓해가면서. 암호처럼 들쑥날쑥 메시지를 줬다 뺐었다, 아직도 우리를 희롱하는 향가를 적절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도대체 뭐란 말인가. 향가에서 해독되지 않는 다만 몇글자는 그냥 몇 글자만큼의 공란이 아니라, 전체 해석의 진위 여부를 결정할만큼 깊은 동굴이다. 그리고 고전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진땀을 뺀다.

저자는 현대문학 전공자로써 과감하게 문학 평론가다운 해석을 시도했다. 고작 25수, 희소가치와 영문모를 암호식 표기 덕분에 온갖 억측에 시달려온 향가를, 설화 안에 담긴 노래라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어떤 향가도 단독으로 전해지는 것은 없다. 각각의 설화가 배경이 되고 있다.) 향가는 때로는 주제가이지만 때로는 이야기 속에 삽입된 또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 셈이다. 이 책에서는 설화와 향가 사이의 끈끈한 유기성, 그리고 설화 탐구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역사적 허와 실을 가려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혹시해서.. 이 책에서는 삼국유사의 향가 14수만 다루고 있습니다. 혹 균여전의 향가 관련 전공서적을 찾으시는 거라면, 일연과 눈인사나 하고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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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오류 사전 2 -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가!
발터 크래머 & 괴츠 트렌클러 외 지음, 박정미 옮김 / 경당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 인류에게 그릇된 정보를 낙인찍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순식간일 수도 있고 인류의 나이만큼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이미 오류 속에 파묻힌 우리에게 그 둘의 차이는 무의미한 것 같다. 오류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채로 스스로 틀렸다는 힌트는 전연 주지 않기 때문이다. ㅡ 우리 인간군이 지나온 자취를 돌아보니 이것저것 배운 것도 많지만 얼토당토 틀린 것도 많다. 정말 인류는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환경에 맞춰 진화하고 있을 뿐인가 보다.

책을 깨끗이 보는 편인데 여기저기 줄을 그어버렸다. 깜짝 선물처럼 오류에서 일탈시켜줬는데 금새 일상으로 돌아가버리자니 너무 아까워서 그랬다. 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하니깐 그런가부다,하는 진실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 내 눈에 보이는 순도100%의 진실을 보고 싶어 그랬다. 그리고 최대한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처럼 이 책의 저자들에게 반문해야했다. ; '당신들이 주장하고 있는 상식은 얼마나 진실인가?'

결론을 내어 말하자면, 이 책에 100%의 진실을 요구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일단 1 저자들이 독일인들인 만큼 '미국인이 범하는 유럽에의 실례'를 번복하려는 그들 나름의 주관이 제법 심하고, 2 재미있는 책이기 위해서, (아무래도) 과장되기 마련인 역사적 사실에 비아냥거리는 논조로 일관한다. 또 3 학술적 지식(경제, 의학 등)의 오류에 관해서는 완전히 이해했다기 보다는 억지로 풀어쓴 것 같아 설득력이 떨어지고 말았다.(아님 이건 역자분들께 확인해야하는 걸까?)

오류는 그 빛깔이 영롱하고 구미가 당길수록 더 빨리 퍼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 이렇게 오늘도 내가 진실을 향해 한발짝 전진인지 한발짝 후퇴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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