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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 - 아름다움을 비추는 두 거울을 찾아서
장파 지음, 유중하 외 옮김 / 푸른숲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 가장 권장할만한 부위는 <0.서론 / 1.문화정신 / 2.미학의 총체적 비교>입니다. 2장까지의 언어는 적절한 온도로 동결되어 있고,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캄사합니다(__)''
동양과 서양의 철학(미학)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곱게 다르기만 한 것도 아니니 섣불리 금그어놓고 이만큼씩 틀리다고 말하면 곤란하다. 비교라는 것 자체가 동양철학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그런 동양에서 철학을 하는 사람이 이쪽 저쪽 비교한 책이 이 책이다. 그만큼 가치가 있기도 하지만 애초에 칼날같은 결론에 편승하고자 이 책을 택하지는 말 일이다.
장파는 동양미학을 정의하면서 '서구화' 이후는 계산에 넣지 않았다. 하긴 우리네 요즘 사는게 가히 동양적이진 않지... 그럼에도 동양적 사고를 기저에 둔 철학서를 읽는건 서양서를 읽는 것보다 한결 편하고 뭔지모를 안도감이 든다. 든든한 아이러니다.*
*책내용 내맘대로 갈무리*
1. 중국철학의 입장에서 동서양의 미학을 비교한다.
2. 그래서 그림 얘기가 안나온다고 속상해 하면 안된다. 중국(이후 동양^^)의 예술은 시학으로 집결되고 예술의 통일성, 통일된 예술학 따위는 없었기 때문이다.
3. 또는 시만 나온다고 불평해도 안된다. 사실 동양철학은 되려 아무말도 하지 않는 취향이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미의 본질을 추궁하지도 않았다. 시에 이것저것 은유적으로 표현해준 것이 고작이다.
3. 서양미학을 위해서는 크게 고대/근대/현대의 시대 구분을 하지만, 동양미학은 시대 구분이 없다. 사상적 바탕이 있을 뿐이다. 동양미학의 사상적 근간은 크게 유가와 도가, 덧붙이자면 불가와 굴원(책을 보세엽ㅛㅛ) 정도이다.
4. 동양의 미학이 이렇게 두리뭉실한 이유는 동양철학 자체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서양미학이 본질을 파고들거나 말로 정의내리면서 발전했다면, 동양미학은 파악하거나 체험할 수는 있되 하나의 정체, 보편적인 연계성을 중요시했다. ㅡ 미학에서 역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정신과 기운'이었다.
5. 이걸 과연 미학이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동양적 사고로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가장 도덕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동북아의 핏줄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