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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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을에서 겨울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표지가 참 예쁜 책을 받았다.
제목도 <홍차와 장미의 나날>이라...

사실 어떤 내용인지 모른채 예쁘다란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책을 읽기전에 표지를 보고 저자 양력과 목차를 제일 먼저 그리고 꽤 오랫동안 보는 편인데,

작가 양력이 참 재미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소설이 안 써진다"라고 말하는

일본 최고의 미식가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


어떻게 보면 꽤 부럽다고 느끼기도 했다.

부유했던 어린 시절, 맛있는 음식에 대한 찬양, 집은 정신 없을 지언정

예쁜 찻잔에 담아 먹어야 하는 홍차,

그리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작했다고 하지만 글쓰기 능력까지...


하루하루 나 하고 싶은것을 하면서 살다 간 그녀가 대단하기도 하고

 

실제로 만났다면 어떤 느낌일까 싶다.
정말이지 정신은 어린아이지만 몸만 어른이 된 사람이란 말이 딱 맞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그녀 나름대로 멋진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드라이한 듯하면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문체가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잠자기 전이나 쉬운 글을 읽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책이자 산문집이다보니까

작가에 대한 이해도가 교감이 낮다보니 그 부분이 살짝 아쉽긴하다.

자근자근 이야기하고 있지만 공감이 될 듯하면서도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막힘 없이 쉽게 읽을 수 있어서 그건 좋은 것 같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매일매일 즐겁게 보내라는

그녀의 메시지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확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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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 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전혜정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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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문학상을 찾아서 읽는 편은 아닌데
어떻게 하다보니 혼불문학상은 이번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을 포함해서 총 4권의 책을 읽었다.
사실 7회 수상작 외에 그 전에 읽은 책들은 하도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작년에 읽은 7회 수상작 <칼과 혀>는  꽤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그 호흡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8회 수상작인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이란 책은
정말 몰입과 읽히는 감이 어찌나 좋던지. 푹 빠져서 훅..진짜 단숨에 읽어버렸다.

주인공 박상호는 장기집권을 노리는 리리궁의 최고 권력자 리아민의 전기를 집필하라는 미션을 받는다. 글을 쓰기 위해 대통령에게 직접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인공은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대통령의 모습이 아닌 이중적인 대통령의 모습에서 진실을 찾기 위한 과정을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진짜 이런게 작가의 내공이구나 싶을 정도로 휙휙 읽혔지만 박상호와 여기자와의 관계에서는 살짝 짜증이 나기도 했다. (아마도 여자의 치맛폭에서 나불나불 진실을 이야기해버리는 그의 모습에 실망해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한편 리아민의 이름부터 그의 진실은 어디서부터 어디였을지, 영부인의 진심은? 하물며 보좌관까지 전부 매력적이었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마구 엉켜놓고 휘리릭 풀지 못한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읽는 내내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 듯하기도 하고, 정말이지 기억을 기록하려는 자와 왜곡하려는 자 사이에서 미묘하게 감정 표현을 잘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너무나 서둘러 끝낸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보면 열린 결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하튼 간만에 몰입해서 읽은 책인만큼
'요즘 뭐 읽을까' 고민하는 분들께 살포시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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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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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작가가 신작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로 돌아왔다.
이 책은 작가가 갑자기 몸이 안좋아져서 본의아니게 쉬면서 있었던 일을 쓴 책이다. 생각지도 않게 쉬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봤는데 난감하다는 생각만 한다. 대학교 4학년부터 일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고 쉬었던 적은 아기를 낳았던 그 당시 잠깐의 육아휴직정도여서 그나마 그것도 아기를 돌봐야했기 때문에 딱히 쉰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내가 작가의 입장이었다면 당혹, 불안감이 컸을 것 같다. 진짜 작가의 말 그대로 휴식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살았기 때문에 정작 어떤 방식으로든 쉼이란 시간이 주어졌을때 정작 어떻게 해야할지, 이런 시간을 보내도 되는건지 불안함감이 꽤 컸을 것 같다. 남들은 쉬어도 정작 나는 그러면 안될 것 같다란 생각? 잠깐만 쉬어도 쫓아가지 못할 것만 같다고나 할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은 하겠지만 아마도 굉장히 불안할 것 같다.

그런 과정에서 작가는 스스로 익숙해져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불안해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 여기지 말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공감과 고개 끄덕임을 가져왔지만 과연 아이가 딸린 여자인 나에게 어느정도 적용이 될지 잘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애들은 그런 모습을 절대 허용치 않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책을 읽고선 무한 공감을 했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 슬프기도 하다.

휴일인 오늘도 청소기를 돌리는 그 10여분동안 두 아이가 번갈아 "엄마 이거해줘, 엄마 저거해줘. 엄마 이것좀 봐줘. 엄마 이리와봐" 순간 화가 나다가도 지금 엄마를 찾는 아이들에게 감사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꽤 중요함을 알면서도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어서 그냥 머리로만 이해하고 동조했다보나 할까. ㅎㅎㅎㅎ

작가가 이런 나를 본다면..복잡해하는 너의 마음을 버리라고 할 것만 같다. 마음속의 복잡함을 버리고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두라고, 쓸데 없는 조바심은 버리라고 할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기분은 좋았다. 정말 나중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게 되거나 일을 그만 뒀을때 그 공허함을 어색해하지 말라고 지금부터 스스로 다독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보나 할까? ㅎㅎ

"내일도 모레도, 나를 계속해서 살아나게끔 하는 방법을 오늘부터 찾아보면 어떨까.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오늘부터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법을 하나씩 깨우쳐갈 수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 일을 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버려진다거나 도태되지 않는다. 아주 조금 천천히 가는 것일 뿐이다란 생각과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냥 지금도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주는 책 같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꽤 괜찮다고 느끼게 해 준 책이다. 남들도 지금의 내가 느끼는 당혹감이나 좌절이란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속과 달리 겉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포장하는 구나, 그냥 지금 약간 멍때려도 괜찮구나 다독이는 책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아무것도 안해도 아무렇지도 않고 문제되지 않는다라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도 독자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남이나 그 당시 상황보다 누구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것이 조금씩 나에게 관대해지는 법이고 나 스스로를 행복하는 것이므로....사실 조금 힘들다 느끼던 시기인데 이 책을 읽어서 조금 다독임을 받았다. 일분 일초 계획있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라 그냥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기도 하다. 회사와 집 모두 충분히 쉴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글로 조금은 보상받는 느낌이다. 뭐 지금까지는 이 느낌이 나쁘지는 않으니 조금씩 내려놓고 괜찮다라고 하고 싶다. ^^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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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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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그 기억 그대로 이어질지 꽤 기대하면서 읽었다.
"우리 떠나요." 나는 어느 칠월 오후에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 너하고 나? 우리가 어디로 가는 건가요, 폴 도련님? 가진 것들을 빨간 점박이 수건에 싸서 작대기에 걸어놓기는 했나요?"
내가 진지하게 나가는 것을 그녀가 허락할 리 없다는 걸 알랐어야 했는데.


몇년전 읽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기억에 너무나 좋게 남았던지라 이번 책은 어떨지,
이 책은 올 아홉살의 대학생 폴이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마의 권유로 사교장의 하나인 테니스클럽에 가게 되고 거기서 수전 매클라우드를 만난다.
주인공 폴보다 나이는 배 이상 먹었고, 폴 또래의 딸이 있는 여성이지만 폴에게는 훌륭한 테니스 파트너이다.
처음에는 파트너로 관심을 갖었겠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에게 빠져들게 되고 결국 그녀와 사랑의 도피를 하게 된다.

행복한 기억와 불행한 기억 가운데 어느 게 더 진실할까?

이야기는 총 세파트인데, 첫번째는 폴과 수전이 사랑에 빠지고 도피하기 전까지를 꽤 심도 있게,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어쩜 나이차이가 나는데도 저리 자연스러울지,
정말 둘 밖에 보이지 않을지, 어떻게 보면 수전이 내 또래이기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전이 언니이지만 ㅋㅋㅋ)
그런 사랑이 가능할지 읽는 내내 생각해봤지만 난 현실주의자인지.....
소설이니까 가능하지란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암튼 사랑을 위해 떠났지만 그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우울증과 술에 의존하게 되는 수전과 이런 수전과 함께 하는 것이 과연 행복인지 고통인지 그 중간에서 고민하는 폴.. 그리고 시간이 흘러 사랑, 연애를 기억하는 폴의 모습...

마지막 수전의 모습이 초라하지 않아서 좋았다.
폴의 마무리가 어떻게 보면 깔끔해서 좋았다.
하지만 그  뒤로 남은 기억은 과연 어떨지. 두 사람은 서로를 어떻게 기억할지.....
읽는 내내 아니 읽으면서도 꽤 여운이 남는 책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꽤 매끄럽게 읽히지 않지만 어느순간 폴의 감정에 이입하고 만다.

그렇게 사랑했던 여인에게 무심해지는 모습에 이것이 과연 사랑인지, 사랑이었을지 고민하게 한다.
기억 너머에 또다른 기억이 있듯이. 혹시 폴이 기억하고 싶은 모습으로만 묘사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꽤 매끄럽게 읽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샌가 폴의 감정을 따라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여름에 이 책이 나왔으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가을이라서 그런가 더 훅 하고 들어온 듯하다.

생각했던 것처럼 확~! 재미있어라기 보다는 그냥 그들의 감정선의 변화가 궁금해서,
때론 격렬했던 사랑의 시작과 끝에 대해서 담담하게 이야기하는것에

나도 모르게 끌리듯이 읽는다고 할까?
그렇기에 요즘처럼 선선해진 가을에 딱 읽기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다시 읽고싶어지는 건 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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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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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만 보고선 에세이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이 제목만큼 이 책을 잘 나타내는 게 없구나 싶다.

이 책의 주인공은 유미코와 카에데는 직업도, 애인도 없는 비슷한 처지에 있다.
남편과 이혼하지 못한 채 따로 사는 유미코와 회사를 막 그만 둔 약간은 화려한 모습(?)의 카에데는 사라져버린 유미코의 남편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친구처럼 지내는 시엄마가 고향에서 남편을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행겸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로 다른 성격이면서도 서로 의지하면서 비슷한 나이의 두 여성의 감정 표현을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40대에 들어선 두 여자가 자기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넀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40대 언저리의 여자는 요즘 세상에서는 살기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경력은 많지만 나이에 치이고, 예쁘다 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세상이 세운 기준에서 벗어날 듯 벗어나지 못하고 두렵다라고 이야기하기엔 세상이 얕잡아볼 것 같고.....담담하게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두 주인공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었다. 특히 유미코는 가슴속에 꽉꽉 담고 사는 스타일인지라 한번 큰소리로 소리질러봐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을 정도로 약하고 흔하디 흔한 착한 여자여서 더 응원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중간에 나온 팥쥐같은 시즈때문에 더 착하게 보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나였다면..아마 시즈를 경찰에 고발하거나 완전 뒤집어 놓거나 그랬을텐데.....

여하튼 이 책은 삶이 버겁다 느낄만한 나이대의 두 여성이

한 발 한 발 천천히 하지만 묵직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당신이 나를 감정해줄 필요 없어요.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는 내가 정하니까.

다 읽고 나니 책 제목에 대한 공감이 확 오면서 표지도 너무 마음에 든다.
아마도 책 주인공에 이입을 한걸까? 하루하루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바쁘게 보냈고,

이젠 좀 마음을 내려놓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다시 더 잘해야해,

앞으로 나아가야해 다그치기만 하는 내모습에 두 주인공이 겹쳐졌나보다.

많이 지쳤다 생각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앞으로만 가라고 하는지,

갈 힘도 없는데 왜 가야만 하는지 모를 내 삶 같아서 사실 안쓰럽고 마음이 짠했다.

그래서 소곤거리듯 내게 이야기해본다.
괜찮아. 남이 뭐라고 하든....지금처럼 하지만 조금씩 해보자고.
삶이 버겁고 힘들어 이리저리 휘둘려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 보자고 다짐해본다.

어떻게 보면 두 여자의 우정소설 같기도 하겠지만
읽고 난 뒤 개운하면서도 다독여주는 것 같아서 너무나 좋았다.
특히 서늘해지는 요즘 같은 가을에 읽으면 딱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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