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작가가 신작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로 돌아왔다.
이 책은 작가가 갑자기 몸이 안좋아져서 본의아니게 쉬면서 있었던 일을 쓴 책이다. 생각지도 않게 쉬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봤는데 난감하다는 생각만 한다. 대학교 4학년부터 일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고 쉬었던 적은 아기를 낳았던 그 당시 잠깐의 육아휴직정도여서 그나마 그것도 아기를 돌봐야했기 때문에 딱히 쉰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내가 작가의 입장이었다면 당혹, 불안감이 컸을 것 같다. 진짜 작가의 말 그대로 휴식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살았기 때문에 정작 어떤 방식으로든 쉼이란 시간이 주어졌을때 정작 어떻게 해야할지, 이런 시간을 보내도 되는건지 불안함감이 꽤 컸을 것 같다. 남들은 쉬어도 정작 나는 그러면 안될 것 같다란 생각? 잠깐만 쉬어도 쫓아가지 못할 것만 같다고나 할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은 하겠지만 아마도 굉장히 불안할 것 같다.
그런 과정에서 작가는 스스로 익숙해져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불안해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 여기지 말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공감과 고개 끄덕임을 가져왔지만 과연 아이가 딸린 여자인 나에게 어느정도 적용이 될지 잘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애들은 그런 모습을 절대 허용치 않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책을 읽고선 무한 공감을 했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 슬프기도 하다.
휴일인 오늘도 청소기를 돌리는 그 10여분동안 두 아이가 번갈아 "엄마 이거해줘, 엄마 저거해줘. 엄마 이것좀 봐줘. 엄마 이리와봐" 순간 화가 나다가도 지금 엄마를 찾는 아이들에게 감사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꽤 중요함을 알면서도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어서 그냥 머리로만 이해하고 동조했다보나 할까. ㅎㅎㅎㅎ
작가가 이런 나를 본다면..복잡해하는 너의 마음을 버리라고 할 것만 같다. 마음속의 복잡함을 버리고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두라고, 쓸데 없는 조바심은 버리라고 할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기분은 좋았다. 정말 나중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게 되거나 일을 그만 뒀을때 그 공허함을 어색해하지 말라고 지금부터 스스로 다독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보나 할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