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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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창제 당시를 살인 수사 추리극으로 풀어낸 작품.

 격물지치에 뜻을 두고 새 글자를 만들어 백성에게 배포하려는 세종대왕. 왕이 천박한 것에 뜻을 두는 일에 반기를 든 사대부들. 그러나 농사, 천문, 수학 등 하늘과 땅의 이치를 품은 격물로 세상을 바꾸려는 젊은 학자들이 왕과 뜻을 같이 하고 두 세력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궁정 안에서 연쇄 살인이 일어난다.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말단 겸사복 채윤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북방의 전장에서 군병으로 있던 평민, 연줄도 뒷배도 없이 김종서 장군의 서신 하나를 딛고 험난한 궁의 일원이 된 이 새파랗게 어린 겸사복은 권력의 때가 묻지 않은 정의와 기지로 사건을 수사해간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입을 빌어 작가는 글을 읽지 못하는 그 애통함을 전한다. 글자에 담긴 세상과 깊이에 다가가지 못하는, 닿기를 원해도 닿을 수 없는 그 애통함. 그래서 채윤은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자기 학문의 누추함을 부끄러워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읽을 수 있는 세상, 그 글에 담긴 이치와 깊이와 세상이 글을 읽는 등시에 함께 깨우쳐질 수 있는 세상은 그들에게 혁명이었을 것이다.


드라마로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고, 심지어 내가 읽은 책의 판본은 초반 25쇄까지 찍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긴장감이 활시위 이상으로 팽팽하게 느껴지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줄줄이 사람이 죽어나가고 왕과 수많은 조정의 인사들이 얽혀 있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은 기대이하다.

그래서였을까, 책장 넘어가기가 참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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