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꽃이 되다
최삼영 지음 / 하영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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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꽃이 되다]라는 시집의 표제작 <바람, 꽃이 되다>를 읽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포항의 봄은 이곳의 봄보다 향기로운가보다, 시인의 봄은 나의 봄보다 배부르게 오나보다, 생각하고는 한 편, 한 편을 봄나물 보듯이 자세히 살폈습니다.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온갖 꽃들과 나무들로부터 씨앗을 캐내어 시집에 심어두었는지요, 시집은 숲이었습니다.

 

풍경의 아름다움과 내음만 아니고, 허기까지 달래주는 시들이 연이어 더욱 읽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아마 시인은 자신의 마음이 가 닿은 풍경의 맛을 곰곰이 씹어보았으리라, 이렇게도 생각했습니다.

 

최삼영 시인이 어떤 인생의 고개를 넘어왔는지 몰랐을 적에는 이 시집 [바람, 꽃이 되다]가 서정적이고 낭만적으로 읽혔습니다. 아직 시를 읽는 눈이 아둔하여 글자 사이에 담긴 담담한 아픔을 처음에는 못 보았던 겁니다. 최삼영 시인은 아들을 하늘로 보내고 병원에서 고통스런 치료를 받은 적도 있있었다고, 한때 촉망받던 시인이었으나 절필하고 여성 목회자로 사역하던 그가 20년 만에 낸 시집이 [바람, 꽃이 되다]라고 뒤늦게 알았습니다. 봄은 그냥 오지 않고, 꽃은 절로 피지 않는 것을 아는 시가 영글기까지 묵상한 시간의 무게는 시인만 알 것입니다.

 

시가 좋아서, 오래 곱씹고 싶은 구절들이 많아서 벌써 몇 번씩 읽은 시가 여럿입니다.

 

같이, 시를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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