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권윤주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스노우캣 사이트를 꾸준히 드나들기 시작한 것은 2~3년 쯤 된 것 같은데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이미 사이트에 매일 같이 today’s paper cup 그림이며 일상사며 올라오기 때문에 
권윤주 님의 이야기를 보는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가 도서관에서 스노우캣 파리와 뉴욕을 보고는 빌려왔는데 날짜가 되어도 돌려주기가 싫더라고요.
좀 더 곁에 두고 보고 싶고 매일 정독(?)하는 건 아니지만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보면 조금 풀어진다고 할까..
메마른 내 감성에 조금이나마 물기를 뿌려 준다는 느낌이었거든요. 곧 다시 마를 테지만요..



그런데 그 책들은 파리와 뉴욕에 체류하면서의 일상 그 자체 보다는 까페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여러 까페를 다니면서 까페의 모습, 분위기, 까페에서 느낀 작가만의 생각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보고
작가만의 그림으로 풀어나가고 있고요. 스노우캣 이야기에 물론 일상이 빠질 순 없으니 
중간중간 까페 이야기가 아닌 여행자로서의 그 장소 그 시간에 느꼈던 감정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등장하죠.
그렇지만 큰 맥락은 파리와 뉴욕의 멋있는 장소, 까페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스노우캣 다이어리는 2권 밖에 없지만 작가가 홈페이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그림으로 매일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았고요.


이번에 나온 지우개와 혼자놀기 증보판에는 물론 작가의 일상도 담겨있지만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림과 간략한 글로 표현하다보니 
작가가 생각하는 그대로를 내가 느끼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쾌활하고 재미있는 그림들 사이로  아픔이 느껴졌어요. 그냥 즐기면서 혼자 노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의 아픔,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아픔을 귀여운 그림과 독특한 조크를 섞어서 풀어내지만 
그 저변에는 아픔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혼자 놀기를 보고 나서 지우개를 보면 작가의 시각이 어떻게 발전해갔는가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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