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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cat in New York - 혼자 놀기의 달인 Snowcat 뉴욕에 가다
권윤주 글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만나 본 스노우 캣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이에요.
작가는 이렇게 책만 내는게 아니고 www.snowcat.co.kr 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일상을 사진과 그림과 글로 엮어 내고 있어요. 꼭 들러보세요.
이 홈페이지에 등장한 몇몇 그림이 책에 실렸더라고요.. 얼마나 친근한 느낌이던지요^^
하지만 처음 책을 받고는 크기에 살짝 놀라고(크고 두껍고 무거워서요) 오.. 하면서 기대에 차서 슥슥 넘기면서 보니 까페 얘기에 공연 얘기 뿐인 것 같고 크고 희고 넓은 책 공간에 비해 그림도 적고 글도 적고 너무 성의 없다 싶더라고요. 물론 이것이 작가의 색깔인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 뉴욕 이야기는 작가가 잠시 여행하면서 여행자로써 느낀 감상이 아닌 뉴욕의 여러 떠돌이 시민 중 한 사람으로써 느낀 감상에 대한 책일 것이라고 잔뜩 기대가 컸기 때문에 정말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구매한 것이거든요. 그렇지만 스노우캣 인 파리에 비해 좀 더 색다른 시도를 많이 하긴 했어요. 먹이라고 해야하나 수채화같은 느낌의 기법을 많이 사용했고 컬러는 많이 자제했더라고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처음 스노우캣을 접하는 분들이 놀라지 마시라고 미리 말씀드립니다^^ 심한 경우 한 페이지에 간단한 그림 하나만 있는 경우도 있고요. 암튼 저도 처음 받아보고는 시큰둥해서(기대에 비해) 그래서 한 번 휘리릭 넘겨 보고는 책장에 잠시 두고 며칠 잊고 있다가 한가할 때 다시 시간을 들여서 찬찬히 보게 되었어요. 처음부터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면서 보다보면 이 책이 단순한 여행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작가의 삶이 녹아 난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의 없어보이는 글과 그림에도 작가의 뜻이 담겨있지 않나 싶고 매 페이지가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할까.. 가깝게 느껴진다고 할까 그냥 일반적인 책과는 다른 느낌이에요.
이제껏 이런 형식의 책을 많이 사보았는데 그 중 요 책이 가장 맘에 들고 스노우캣 책 중에서도 요 책이 제일 맘에 드네요. 스노우캣 인 파리라고 권윤주 작가가 2003년 1월부터 5월까지 파리에 머물면서 책도 가지고 있는데.. 처음 샀을 때는 정말 감성을 자극하는 책이라고 생각될 만큼 색다른 느낌의 책이었기에 엄청 감동했죠. 침대 머리맡에 두고 이따끔 마음이 삭막해지고 우울해질 때면 책을 펼쳐보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곤 했거든요. 그런데 그 책은 이 책과 비교해서 내용이 굉장히 적고 감성적인 면에서도 좀 떨어지지 않나 싶어요.
왜 그런가 곰곰 생각해봤더니 ’글’의 차이가 있더라고요. 스노우캣 인 파리에 그림과 함께 곁들여진 글에서는 공감을 느낄만한 제 마르고 무딘 감성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스노우캣 인 뉴욕에서는 주변인, 떠돌이로써의 작가의 감정이 짤막한 글에 그렇지만 솔직하게 담겨져 있어서 그림과 상호 작용을 해서 좀 더 독특하고 따뜻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을 자아낸다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그립고 뭔가 허전하고 울적할 때 정말 그냥 메마르고 뻣뻣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일상이 버거워질 때 한번씩 펼쳐볼 만한 자꾸 보고 싶은 그런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