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서른을 앞두고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되었어요. 정말 어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지 아직 얼마 살지도 않았는데 지난 세월을 추억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네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냥 단순히 서른을 앞두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교수님들과 부모님들의 보호하에서 살다가 사회로 나와서 너무 버겁고 힘들고 감당못하겠는 기분에 압도당할 때가 많아서 울적했거든요. 이렇게 울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내 자신에게 진저리가 나기도 했죠. 도대체 얼마나 자기연민에 빠져있을 거냐고 스스로를 질책하고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뭐랄까.. 그 비난으로 나의 이 미숙함이 충분히 공격 받았으니까, 한마디로 대가를 치루었으니까 하면서 자기위안을 하기도 하면서 한마디로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중심이 서지 않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거든요. 사춘기 때와는 또 다르네요. 그때는 너무나도 정당하게 고민하고 힘들어했죠. 질풍노도의 시기라며 모든 사람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주려는 속에서 힘들어하는 것은 정말 얼마나 편했나 싶어요.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내 자신에게 뿌듯해 하기도 하고요.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면서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고 어른이 되려고 하나보다고 생각하면서 으쓱한 기분도 느끼고 말이에요.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나이도 먹을대로 먹었고 또 다른 의미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여서 보여지는 내 모습에 집착하고 내부에서 쉼없는 갈등이 일어나고 말이에요. 물론 책의 모든 내용이 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내용에 공감이 갔어요. 마치 자상하고 솔직한 상담가가 옆에서 조언해주고 격려해주는 느낌이 좋았고요. 또 이제 곧 서른을 맞이하게 될 시점에서 제가 어떤 면이 부족한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할 지 알 수 있었고.. 제가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이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고 사회인으로 자리를 굳혀야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다른 서른살들의 공통된 고민이라는 것을 알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는지 알게되었어요. 아직 내가 어른이 되기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구나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물론 많이 성숙했지만 아직도 보호받고 싶고 기대고 싶어하는 그러한 마음이 내게 많이 남아있고 그것이 어리광에 불구함을 직시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지고 정신과 박사인 저자는 이러한 서른을 앞둔 이들을 질책하기만 한 것이 아니고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니까 자기비하할 필요가 없다고 자상하게 일러주더라고요. 얼마나 마음의 안도가 되던지.. 자기연민을 가질 것도 없고 자기비하 할 것도 없고 그저 현실을 현실 그대로 직시하고 받아들이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안정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