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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판 이다 플레이
이다 글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작가가 그동안 다이어리(수첩?)에 써왔던 일기를 모아서 책을 냈다.
책의 내용은 본인의 홈페이지 www.2daplay.net 에 스캔을 해서 올리고 있는 내용들을 모은 것이다. 물론 나야 그동안 작가 홈페이지를 꾸준히 들락거리며 거의 매일 조금씩 꾸준히 올라오는 그림이며 다이어리 스캔한 것이며를 봐왔지만 아무래도 스크린만으로는 성이 안차서 이번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구매했다.
책은 최대한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전체가 다 똥색이다. 작가가 똥색 다이어리에 매일 그림을 그렸고 그 느낌을 그대로 책에 담기위해서 마치 내가 작가의 노트를 펼쳐보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책 배경 전체가 똥색으로 인쇄가 되도록 주장했다고 한다. 자기 다이어리를 해체해서 한장한장을 책에 고대로 담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여튼 색이 많이 쓰이다 보니까 책을 펼치는 순간 페인트 냄새같은 냄새가 진동을 해서 머리가 정말 너무 아프다.
그래도 받자마자 끝까지 다봤다. 작가의 마음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그래도 자신의 창작혼을 불어넣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그 그림들을 원본 그대로 독자들에게 보이고자 하는 마음을 존중하고 고맙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즘 컬러책의 경우 유해한 물질이 많다고 티비에서 본 것 같은데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수가 없긴 하지만..^^;;
다 읽고 책꽂이에 꽂아놓고 생각날 때마다 아무데나 펼쳐서 보고 있다. 뭔가 그래도 책을 위한 새로운 내용이 있지나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런 것은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
읽다보면 공감하는(심하게) 글들이 많다. 작가랑 같은 또래이기도 하고 아직 나도 어른이 되기 싫어서 발버둥쳐보지만 사회에서는 나를 어른의 기준으로 보고 심지어는 친구나 가족들도 그런 눈으로 보고 나조차도 그런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의연(?)해 보려고 애쓰지만 지금 내 생활에 회의만 가득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한숨지으며 잠들곤 하기 때문이다. 난 지금 내 모습이 좋다 라고 외쳐봐도 어쩐지 그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서 내 귀에도 잘 안들릴 지경이 되었다고 할까..
난 이런 마음 가져도 작가처럼 까놓고 공개할 용기는 없다. 그런 생각해도 겨우 정말정말 친한 친구들에게만 고백할 뿐이다. 그것도 눈치보면서.. 조금이라도 냉소적인 반응이 나올라치면 스스로 목을 움츠리면서.. 이렇게 고백해놓고도 후회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진정한 내 마음의 고통이 말로 표현하는 순간 가벼워지고 색이 바래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마음이 약해지는 것인지 이렇게 세상 만사가 힘든지 모르겠다. 물론 사춘기 때도 고등학교 진학할 때도 힘들었지만 그때는 항상 희망에 휩싸인 채 고민하느라 바빴던 것 같을 정도로.. 지금은 희망이 아닌 회색 벽 방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작가가 본인의 기분, 아픔을 너무 솔직하고 강하게 표현을 하기 때문에 엄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수도 있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나는 심각하게 공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