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강추하는 책입니다. Bill Bryson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재치있는 표현들을 배울 수도 있고 대화체도 많기 때문에(물론 아저씨 둘의 대화가 주이지만) 자연스러운 대화체도 익힐수가 있어요. 특히나 이런 건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스러울만한 표현들을 쉬우면서도 뜻이 명쾌하게 통하는 영어 문장으로 배울 수가 있어서 책 구입해서 여러번 읽고 오디오북도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오디오북을 읽어주는 성우 William Roberts도 목소리가 재치있고 톤도 지루하지 않아서 정말 재미있게 들을 수가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오디오북이 책보다는 조금 더 어렵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제가 여느 오디오북보다는 더 자세히 집중해서 좋은 표현은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듣고 따라하고 하면서 들었기 때문인 것도 있고요. 그 외에 모르는 단어나 낯선 단어가 꽤 있기 때문이에요. 문장이 어렵다기 보다는 자연(산, 나무, 동물 이름들)에 관한 단어나 tracking에 대한 전문 용어가 종종 나오는데 이런 부분에는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면서 읽었더니 오디오북 들을 때 걸리더라고요. 조금 찝찝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지만 한 단어도 빠뜨리지 않기는 불가능하고 너무 지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 버렸죠 뭐. 1달 이상을 책하고 오디오북을 끼고 살았더니 책에서 무수히 반복되는 appalachian trail, wilderness, shelter 등의 단어가 머리속에 둥둥 떠다닐 지경이에요.
책 내용에 대해서 조금 얘기해 볼게요. 아마존 평은 평균적으로 정말 좋은 평이지만 게 중에서 별 1~2개 평도 꽤 많아서 책 구입을 망설이면서 그런 평들을 읽어보았어요. 대체로 tracking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아니면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들이 그런 평가를 많이 줬더라고요. 특히나 그 중에는 appalachian trail을 몇 차례나 완주한 분도 있을 정도였어요. 그 분들이 보기에 Bill Bryson이 appalachian trail의 3분의 1도 채 걷지 못했으면서 자기가 다 아는 양, appalachian trail의 전부를 경험한 것처럼 떠벌리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모습이 눈에 거슬렸던 것 같더라고요. 제대로 된 지식도 애정도 없으면서 책을 썼다고요. 그 분들의 말씀이 사실이면 책이 정말 형편없는 것 아니야.. 라는 걱정도 했지만 읽다 실망스러우면 그만 읽지뭐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구입했고 재밌게 끝까지 읽을 수가 있었어요.
그런 가혹한 평에 실린 것처럼 실제로 Bill Bryson은 tracking을 하는 내내 appalachian trail의 아름다움이나 그 거대한 자연이 주는 압도감과 경건함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긴 하지만 그 평가 그대로 tracking 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에 대해 끊임없이 투덜거리고 언제 다음 숙소(제대로된 침대, 음식, 샤워시설이 있는)에 도달할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등 tracking 당시의 심정을 가감없이(뭐 좀 더 재밌게 쓰려고 과장했을지도 모르지만요) 담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 했더라고요. Bill Bryson에 비해 크게 손색없는 비루한 몸뚱이와 빈약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일반인이 보기에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도 많았고 재미를 주는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장단점이 적절히 섞여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보다는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지도가 너무 형편 없고, shelter 시설이 제대로 안되어있고, 이런 결과가 빚어진 원인은 물론 appalachian trail을 보수하고 유지하는 예산(세금이죠)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한 몫하긴 하지만 실상 그보다 더 큰 원인은 다른데 있다고 확실하게 집어내어 비판을 합니다. appalachian trail의 자연 생태계과 관리 현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앞으로 그 웅장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을 보존하는데 주력해야할 관리 당국이 가뜩이나 모자란 예산으로 하는 일이라는게 인력, 예산 부족을 탓하면서 shelter를 닫고 희귀 동식물이 죽어가는 것을 수수방관하면서 쓸데없는 간판이나 세우고 기념일에 거창한 행사를 여는 것이라는 것이죠. 예산이 모자라다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appalachian trail의 실상을 알리고 관심을 끌어모아서 기금을 조성하고, 자연의 소중함과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게 첫번째로 생각할 일이어야 할 것인데 말입니다.
아이고 너무 심각한 얘기만 했나요. 책을 읽다보면은요 조금은 지루하고 심각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Bill Bryson의 재주 대문에 거부감 없이 책을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다만 좀 많이 진지하신 분들은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