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ft (1st Edition, Paperback)
이창래 지음 / Riverhead Books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책은 하드커버라 읽다가 망가질 염려도 적고 가벼워서 들고다니면서 보기에도 무리가 없어서 참 좋다. 다만 크기가 좀 큰 듯한 느낌이라 굳이 책장에서 보통 크기의 한국책을 꺼내서 비교해 보니 세로 3 센티미터, 가로 2 센티미터 가량 크다. 오.. 크긴 크구나. 그래도 큰 만큼 무겁지도 않고 글씨가 깔끔하게 인쇄되어서(물론 내가 난시다 보니 내 기준에 글씨체가 너무 가늘어서 한참 보다보면 눈이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읽는 즐거움이 컸다. 지하철에 책 가지고 다니면서 잘 보는 편인데 "쟤는 무슨 지하철에서 저런 책을 다 읽냐.. 전공서적인가...." 했을 법도 하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도 하면서도 열흘을 내리 지하철에서도 집에서도 시간 나는 틈틈이 읽었다. 

작가의 전 작이면서 유명한 <native speaker> -<영원한 이방인> 보다는 좀 전개가 느슨한 느낌이었지만 끝내는데 무리는 없었다. <native speaker>은 제목에서도 느껴지 듯이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이라는 특별한 소수, 다수에게는 이방인일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이 겪어야만 하는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질감과 거리감을 너무도 잘 표현해 낸 책이라면 이번 <aloft>는 얼핏 보면 전혀 다른 내용의 책 같지만 본질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끝내는 가족과 진정한 소통을 못하고 가족, 친구와의 거리가 좁혀질 때마다 회피하듯이 비행기에 오르면서 평생을 보낸 백인 남자가 나이를 먹고 은퇴의 시기를 맞이하면서 진정한 자신을 향해(뭐 직접적으로 이런 표현은 없지만) 내딘 작은 발걸음을 통해 가족과의 관계도 찾게 된다는 내용이니 현대 사회에서 여러 상황 속에서 볼 수 있는 소통의 부재에 대해 쓴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작가의 책은 내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초반에 강하게 흡입되는 느낌은 적은 편 같다. 그래도 <native speaker>에서는 처음 한 챕터만 읽고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그래도 찬찬히 흡수되면서 나중에는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틈도 없이 숨가쁘게 막판까지 몰아치는 느낌이 있어서 정말 재밌게 읽었었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강하게 좍 붙는 느낌은 조금은 부족한(책 나머지 부분에 비하여) 편이었는데 이번 책 <aloft>는 내내 조금 느슨하면서도 그러면서도 그 끈을 끝내 놓치는 법도 없이 잔잔하게 죽 이어져 간다고 보면 되겠다. 

작품에 대한 평은 엇갈리는 것 같다. 주인공을 비롯해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정말 특징을 잘 잡아내어 표현하고 있다는 평도 있는 반면에 주인공들이 마치.. 무언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존재, 너무 인위적인 피조물처럼 느껴진다는 평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야 원어민도 아니고 이창래 씨의 이번 소설은 특히나 장문이 많아서 정말 제대로 완전히 글을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내 평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작가의 나이에 비해서 60세를 곧 맞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잘 풀어내었다고 생각한다. 언뜻 보면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진정한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 가족간의 담화를 보면서 작가의 작가로서의 자질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 첫 책이었던 <native speaker>가 더 좋았던 것만은 틀림없겠다. 그러니 <native speaker>, <a gesture life>를 먼저 읽든 나중에 읽든 작가의 진면목을 느끼고 싶다면 3 책 모두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번역본도 있는데 품절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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