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육아 -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는
마사 시어스 외 지음, 노혜숙 옮김 / 푸른육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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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를 낳고는 사실 아이에 대한 사랑보다 두려움과 당혹감을 더 많이 느꼈습니다.  
돈벌이도 시원찮아서 해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 내 일을 제쳐두고 아이가 우는데 달래줄만한 아량도 없었던것 같네요.
그래서 아이가 울고 짜증낼때마다 윽박지르고 혼내키곤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가 필요로 하는 욕구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어릴적에 정말 많은 상처를 받고 커야 했습니다. 이걸 치유하는데 많은 사람의 애정이 필요했고, 그 애정이 충족되기 전까진 타인의 관계에서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근데 이게 문제가 어릴적에 육아방식에서 자존감이 부족한데서 오는 것이란 말을 듣고 육아책을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이에게 어떻게 해줄까가 아니라, 내 인격적인 결핍을 어떻게 먼저 치유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냥, 부모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기울이는지 확인하느라 안아달라고 하고, 배고프다고, 같이 놀아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날은 날을 잡아 동물원에 가고, 어떤날에는 공을 들고 근처 동네 운동장에 가고 단지 아이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사랑받는걸 확인하게 해달라는 요구같은 것이었죠.  근데 아이에게 문제행동을 하는 부모는 자신이 어릴적에 결핍된 사랑때문에 아이가 요구하는 사랑을 베풀지 못하고 계속 충돌하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을 준 댓가로 아이에게 더 나은 성적과, 더 좋은 일자리와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키려 하는 것입니다.

내가 아이에게 더 많은 돈으로 더 좋은 것을 먹이거나 입히는 것에 대해 세살도 안되는 아이는 별로 관심이 없던 것이지요.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자아가 제대로 싹트지도 않은 상태에서 아이는 나와 아내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의 자아상을 확립한다는 사실을 계속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었지요.  아이에게 뭔가를 시키지 않고 부탁을 하고 아이가 뭔가를 해주면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려고 하면 할 수록 아이가 책임감있게 행동한다는걸 느끼곤 합니다.  

요즘은 나도 아이처럼 아이에게 묻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중구난방으로 두서없이 이야기하지만 조금씩 넓어지고 깊어지는 모습을 보며 아이가 나를 키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들아, 내가 그동안 철이 없어서 서너살도 안된 너에게 그리도 많이 바랐던 거구나.
어리석고 철도 없는 나를 무조건 무조건 좋다고, 사랑한다고 외치는 아들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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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산문 산책 - 조선의 문장을 만나다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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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의 차별도 서얼간의 신분차별도 사라졌지만, 세상은 달라질게 없다.
반상의 구분은 돈의 크기로 나눠지고, 능력있는자와 재능있는자가 이런저런 모함이나 차별때문에 출세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늙어가는 모습도 오늘날 대학에서 보따리를 싸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시간강사들과 퍽이나 닮아있다. 게다가 서울과 지방의 차별이며, 이런 생생한 이야기를 접하다보니 태산북두처럼 높아보이던 다산 선생이 어느새 내 옆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고, 연암선생이 술을 마시고 거문고를 뜯는 모습을 보는것만 같았다.

이 책을 단숨에 읽어가면서 풀잎처럼 흔들리는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생각들을 손에 잡힐듯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덕무 유득공 정약용의 글이 좋았다. 
원문을 해독할 수 없어서 조선시대와 21세기 한국과의 단절이 있었는데 이런 책이 나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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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힘
조셉 캠벨 & 빌 모이어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이끌리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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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밸의 신화의 힘을 그냥 이야기책이려거니 하는 생각으로 펼쳤습니다.
아니 웬걸, 전세계를 아우르는 그의 박학다식한 이야기 보따리에는 뜻밖에 예수와 싯다르타, 야훼, 제우스와 이집트신화, 수메르신화가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는가라는 신화를 놓고 전세계 신화를 끌어다 설명을 시작하는 화자의 내공은 신화하나만 연구해도 거의 해탈의 경지에 오를수도 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네요. 사실 신화는 한때는 각 문화권에서 종교의 기능을 하고 있던 기본 이야기들이니 그게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신화는 예술로, 문화로, 정치로, 각 구성원 내면으로 흘러들어가 문명을 이룹니다.
어머니 신을 섬기는 사회가 아버지 신을 섬기는 사회에게 밀려나면서, 유일신 신앙이 다신교 신앙을 정복하면서 신들도 부침을 겪게 됩니다. 모신을 믿는 사회가 부신을 믿는 사회로 바뀌면서 인류가 겪은 문명의 칼바람은 비극일수 있다는 것을 넌지시 이야기해줍니다. 어머니신이 대지와 생산과 자애의 상징하는반면, 아버지신은 정복과 일사불란함과 권위를 추구합니다. 영화 미션에서 보는 것과 같이 문명이 충돌하는 양상에서 부신은 무자비함과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지요. 서양사람들의 야만성이 아니라 그들의 신앙이 그들의 문화와 행동양식을 지어내었으니 그건 불가피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캠밸할아버지는 "천복을 따르라"라는 말을 여러 신화들로 풀어가면서 설명해줍니다. 누구나 어릴적에 한두번은 읽었을 신화들, 서구권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깝게는 중국신화나 동아시아의 신화까지.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전설들에서 나오는 뻔한 영웅의 수난이야기들이 공감을 주는 이유를 간단하게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따른 고통을 견디면서 마침내 성장해서 위대해졌기 때문입니다.
잘 새겨서 생각해보면 희극체계에서 우리가 흔히 좋아하는 이야기는 이미 완성된 영웅이 아니라 다사다난하고 참으로 심란한 허약한 친구가 여러 사람들과 어찌저찌 만나서 완전에 가깝게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신화에 공감을 느낀다는 행위가 그런 신화가 벌써 머릿속에 피속에 깊숙히 내재되어있는 어떤것이라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요즘 세상은 종교와 자연과 문화가 따로따로 노는지라 이런 기능은 상당히 약해졌다고 합니다. 우리가 서구문명화 되면서 잃은건 이야기로 박제화된 신화뿐 아니라 그 속에 곁들여있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 인간의 의지, 신성에 대한 추구와 같은 돈이 그리 되지 않아 보이는 생각들까지 잃어버린 것이죠. 사람들은 옛날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와 졌는지 모르지만, 기원전 보다 더 풍부한 사상적인 풍요로움과 다양성에서 오는 문화적인 창발성은 잃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빅뱅의 우주 생성론은 과학이기도 하지만 초과학이자 신화이기도 합니다. 신화와 과학은 마침내 만나지요. 그 옛날 사람의 통찰력은 우주의 이치를 꿰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기독교, 불교, 인도에 관심있는 사람이 읽으면 의외의 깊이에 놀랄수도, 그냥 이야기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수준별로 얻어가는게 다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라 간만에 서평 써 봅니다.

돌이켜보면 난세에 영웅이 나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지 않은 운좋은 성공담은 별로 없는것 같아 길게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부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피닉스도 예수도 부활하기이전에 죽음을 택합니다. 여러 책에도 나와 있지만 인생은 고통의 바다이고 이것을 부정하는 순간 인생은 정말 고통의 바다에서 계속 허우적거려야 한다는 것이죠. 그냥 고통의 바다라는것을 긍정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꽃피는 삶을 사는게 성인의 경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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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
조엘 그린블라트 지음, 안진환 옮김 / 시공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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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은 마법공식을 이용하여 높은 투하자본률을 가진 기업을 염가로 사라고 조언하고 있다.
좀 간단한 명제로 이야기하자면

1. 좋은 주식을 사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2. 보통 주식을 싸게 사는것은 좋은기업(주식)을 비싸게 사는것보다 안전하다.
3. 명제 1과, 2의 조합. 시장평균보다 앞서는 수익률을 얻기위해서는 가장 좋은 자본수익률을 가진 기업을 보다 더 싸게 사는것이 중요하다.
4.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이것을 일관되게 실천 하는 개인의 행동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보는 참고서만 사다놓는다고 공부 잘 하는 것이 아니듯, 투자도 이런 공식이 있다고 해서 구해놓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주식시장의 엄청난 등락에도 꿋꿋하게 유지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새삼스럽게 이 책에서 다시 강조되고 있다.

버핏, 그레이엄, 피셔, 템플턴 그들 모두 조금씩 다른방식으로 이야기한 투자라는 것이 결국엔 그들의 방법은 이렇게 얇지만 그들의 행동과 뚝심은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지혜와 철학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 나온 공식은 유효하다. 높은 ROE 와 낮은 PBR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단순히 보는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높은 점수를 가진 회사가 왜 이런 좋은 자본수익률을 가졌는데 싼지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것이다.

아는 만큼 벌지는 못하지만 알고 행동하는 만큼은 벌 수 있다.
당신이 무얼 하는지만 알 수 있다면 길을 잃지는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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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 맞은 영혼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 궁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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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책을 빨리 읽는 편이다.
4분의 3을 넘기는데 한 달이나 걸린 따귀맞은 영혼이라는 책을 오늘쯤에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읽다가 놓고 멍하니 생각하고, 읽다가 다시 생각했다.
전학가서 외톨이가 됐던 초등학교 시절,
너른 운동장에서 놀림받고 혼자 땅바닥만 보던 중학교시절, 혼자 버려졌던 불편한 기억,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서 자신에게 강요했던 내사들. "나는 이러해야 한다. 이러해야 한다."
다른 나를 아껴주는 이에게 못된 아이처럼 굴며 괴롭혔던 내가 부끄러워 게워내고 토해내도 몸살처럼 나를 덮치는 기억들로 몸시도 많은 눈물을 흘리다 간혹은 엉엉 울기까지 하며 책장을 넘겼다.
그렇게 오래전 마음상한게 이렇게 마음속에 남아서 나를 괴롭히는구나.
내 이상적인 자아의 자존심이나 자부심, 상처가 두려워 나는 도망만 다녔구나.
나는 나를 살갑게 맞아주는 사람을 냉정하게 떼어내어 그렇게 스스로를 괴롭혀왔구나...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이제 나를 조금 더 사랑해줄 수 있을것 같다.
1993년 어떤 여름철이던가 내가 좋아하던 아이가 나에게 한 말이 떠오른다.

"너는 행복해야 해. 너를 사랑해주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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