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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땡스북스 + 퍼니플랜 지음 / 알마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한때 내 꿈은 서점 주인이었다.
동네에 서점을 열고 내가 좋아하는 책, 읽고 싶은 책으로 채워넣고 싶었다.
손님이 오면 책을 팔거나 얘기를 나누고, 손님이 없을 때는 혼자 책을 읽겠다는 생각이었다.
단순하지만 진심이었다.
그런 꿈을 꾸며 살았을 때는 지나다가 작은 동네서점들을 꽤 볼 수 있었다.
아이들 학습 교재와 잡지를 주로 팔거나, 문구류를 함께 판매하는 서점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마저도 언제부터인가 거의 멸종하다시피 했다.
내 기억엔 시내 중심가에 교보문고가 들어서면서 지역 서점들이 문을 닫았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동네에 있던 서점도 하나 둘 사라진 것 같다(정확하진 않다).
2000년대 초중반에 집중적으로 사라졌던 것 같은데 이것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어릴 때 자주 들렀던 서점들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아쉽고 속상하다.
가깝게 들릴 서점이 사라지니 나도 별 수 없이 인터넷 서점을 이용한다.
시내 중심가에는 교보문고와 알라딘 중고 서점이 있지만 우리집에서 너무 멀다.
이사 가듯이 날 잡고 가야만 한다.
자가용이든 버스든 이용할 수 있긴 하다.
시내 중심가라 몹시 번잡해서 인내심이 필요할 뿐이다.
가끔 들리는데, 서점에 도착하면 녹초가 되고 만다.
차분하게 책을 고르기는커녕 북적대는 사람들을 피해다니느라 제대로 구경도 못한다.
신간코너만 겨우 기웃거리다 지쳐서 대충 한두권 사서 나온다.
그까지 갔는데 빈손으로 오기가 왠지 억울해서다.
흡족한 느낌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아, 서점에 그렇게나 사람이 많은데 어째서 독서율이 낮다는 걸까.
<어서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은 나처럼 서점 주인이 꿈이었던 사람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나는 작은 서점들과 제법 규모가 컸던 지역 서점들이 문 닫는 걸 목격하면서 서점 주인의 꿈을 접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작은 서점을 꾸리고 싶은 마음도 다시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손님이자 독자로 지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이만큼 살아오면서 현실적이 되었거나 현실에 찌들었거나 겁이 많아졌거나 그 모두가 한꺼번에 생긴 탓이다.
각각의 서점에 얽힌 이야기, 책 이야기, 무엇보다 사람 이야기가 실려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전국의 동네서점 정보와 몇 군데 서점에서 추천한 책의 목록도 실려 있다.
책값도 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