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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지기의 약속 ㅣ 아기곰과 친구들 6
문종훈 지음 / 늘보의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오랜만에 그래픽노블에 가까운 예쁜 그림책을 만나보았습니다. <숲지기의 약속>이라는 책인데요. 아주 철학적이라서 초등 전 연령 혹은 성인이 봐도 좋을 그림책이에요. 죽어가는 엄마곰이 아기곰에게 멀리 떠난다며 먼곳에서 다시 만날날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데요. 엄마곰은 꼭 잘 살아야한다고 마지막 유언을 남깁니다. 그날부터 아기곰은 잘사는게 어떤건지 생각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기곰의 성장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엄마를 찾기 위해 먼 곳을 여행하며 여기저기 동물들에게 잘사는 방법에 대해 물어봅니다. 그러다가 멧돼지를 만나는 장면이 저는 매우 인상적이더라고요. 아기곰일때의 멧돼지는 자기 구역에서 나가라며 위협을 하는데 조금 더 성장한뒤에 다시 만난 멧돼지는 굽신굽신하며 저자세로 나타나는데 곰이 뭔가 달라진 것 같다며 의아해합니다. 곰이 멋지고 크게 성장했거든요!

어느날 담비 부부를 만나 집을 구해줘서 잠깐 정착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곰은 잘 살아 있는것이 무엇이며 내가 해야하는 일에 대해 고민은 계속 합니다. 어느날 담비 아이들중 한명이 보이지 않는데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이젠 누나는 사춘기라 보이지 않는다며, 아기가 되었다가 어른이 되었다가 하는중이라고 합니다. 지금 제 아이도 그러는 과정을 곧 겪을거라 읽는 내내 가슴이 미묘하더라고요.


다 큰 곰은 더이상 엄마를 만나러 가려하지도 않고 기쁨, 슬픔, 아픔, 건강, 삶도 다 지나가고 결국엔 그날이 오는것을 느끼게 됩니다. 살아 있는동안 우리는 우리답게 살고 우리의 삶을 사랑하면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것이 소명이라는것을 느낄 수가 있네요. 정말 살아 있다는건 참 근사한일이에요. 다소 철학적인 책이라 아는만큼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아이가 어느정도 와닿을지는 모르겠지만 두고두고 매년 읽을 수록 그 깊이감이 달라질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