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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 햇빛 ㅣ 이야기숲 3
조은비 지음, 국민지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가정마다 가족의 분위기는 제각각 다릅니다. 여러분의 가족은 어떤 모습인가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세 모녀는 서로 마치 남처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끈으로 묶여 계속 서로를 신경 쓰고, 그럼에도 표현이 부족해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사이가 좋지 않은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서, 여름방학 동안 딸인 혜준이가 할머니와 함께 일주일을 보내며 그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어딘가 익숙하지만 불편함을 느꼈는데요. 마치 표현이 서툴렀던 저희 집의 모습과 아주 흡사했어요. 작가님의 말씀처럼 다른 아이들이 다정한 가족을 만날 때마다 우리 가족은 왜 이럴까? 물음을 던지고 싶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저 역시도 "너는 왜 그러냐" 일까봐여서 입니다. 저는 작품 중 엄마를 탓하며 혼자 강해져 가는 혜준이가 안쓰럽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저희 아이는 저와 다른 시각으로 '혜준'이라는 아이를 탓하더라고요. 엄마에게 나쁘게 행동을 해선 당연히 사랑을 받지 못할 거라며 극중 언니도 사실 그렇게 나쁜 성격은 아닐 거라며 엄마가 좋아하는 걸 보니 혜준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럴 거라고 다르게 해석합니다. 이렇게 같은 작품도 각자의 배경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읽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가족 간에 아무리 사이가 서먹하고 불편해도, 방앗간에서 벌어지는 사건 장면은 큰 울림을 줍니다. 엄마가 운을 띄우자 할머니가 합심해 고춧가루를 바꿔치기했다고 믿으며 큰소리를 치지만, 진실이 밝혀지고 엄마가 진심으로 사과하는 순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제가 꼽은 하이라이트 장면입니다.

엄마와 함께 할머니 집에서 같이 잠든 날, 엄마의 사과도 듣고 사랑도 확인할 수 있는 따뜻한 장면도 그려져서 개인적으로 훈훈했던 장면이에요.

마지막 엔딩 장면은 여전히 각 캐릭터의 성격이 잘 드러나며 마무리됩니다. 오늘도 여전히 대리 효도를 부탁하는 엄마와 톡 쏘는 말로 엄마에게 단칼에 거절하는 딸 그리고 여전히 챙겨 받는 걸 귀찮아하고 자기 할 말만 하는 할머니로 마무리됩니다.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표현하지 않으면 서운하고 섭섭한 감정이 쌓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 동화를 통해 아이와 가족 간 소통의 중요성을 깊이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