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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 - 구십의 세월이 전하는 인생 수업
김욱 지음 / 서교책방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

90세 현역 작가가 쓴 책이 너무나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90세가 되면 어떤 감정일까 혹은 어떤점이 살아가면서 후회가 될까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를 살짝 기대하며 들게 되었다.
내년이면 40세가 되는 작가에 비해 절반의 나이이지만 우리 아버지뻘 같고 성격은 어머니 같아 우선 꼭 안아주고 위로 해 주고 싶다. 다들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을터이다. 원하지 않는 빚을 지게 되고 원하지 않는 수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았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고 후회하고 지우고 싶은 추억들도 많고 무덤까지 가지고 갈만한 내용들도 있다. 아마 작가도 일부는 그럴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솔직하게 자신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털어놓고 허심탄회하게 독자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90세 작가가 쓴 경험서이자 반성문 그리고 자신만의 철학을 녹여 쓴 인생 고찰 책이다.

작가는 서울대학교 신문대학원의 고학력 스펙이지만 겸손하게도 학력을 누군가가 이루어 놓은 기나긴 시간의 축적에 기대어 살아왔다고 표현하였다. 이 대목만 읽어보아도 작가가 90세가 됨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겸손한 사람인 지 느낄 수가 있었다. 연륜이 있으시고 기자 출신에 글을 많이 써보셔서 그런지 쓰이는 단어의 양이 엄청나다. 젊은 작가에게서 느낄 수 없는 필력괴 문체도 느껴진다.

성공한 주변노인의 고독사를 통하여 오래 사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많은 부와 사회적 지위를 달성하는 것 쪼란 궁극의 행복이 되어주진 못한다고 한다- 라는 경험글에서 잠시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나 또한 어떤 노인이 되어가야할지 내가 늙어 정말 바라는 건 무엇인지 자식들에게 남겨주고 싶은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 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 40을 바라 보고 있는 나이로 인간관계에 대해 좀 회의감도 들기도 하고 불신감도 느끼고 있는데 작가가 말하길, 인생을 살다 보면 경륜과 지혜도 쌓이지만 그에 필적하는 상처와 후회도 쌓인다고 한다. 특히 사람에 대한 기억은 세상사 좋은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이 이치이므로 반백의 머리칼이 될즈음에는 사람을 향한 마음도 희끗희끗하게 퇴색되기 마련이므로 이를 어찌 받아들이냐에 따라 남은 삶이 고독해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한발이도 더 '남'쪽을 향해 돌아설 기회로 삼기도 한다고 한다. 이 문구를 보고 조금 더 긍정적으로 살아야 할 거라고 생각하며 다짐하였다. 요즘 우리 곁에는 경험담이나 지혜를 들어 볼 현명한 노인들이 많이 있지 않는데 이런 책을 접하므로서 인생의 좋은 방향이 될리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