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루터 - 교회일치 관점에서 마르틴 루터를 다시 보다
발터 카스퍼 지음, 모명숙 옮김 / 분도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각종 기념사업과 이벤트는 물론이고 껀수만 있으면 루터를 소환하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우리의 자세가 너무 시끌벅적한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최근 기독교 출판계에도 마르틴 루터에 대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어 약간 지루한 감이 있는데, 그럼에도 나름의 관점으로 루터를 조망하고 있는 책들을 보노라면 루터가 괜히 루터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 <마르틴 루터> 역시 비슷한 감탄을 자아낸다. 카톨릭에서 손꼽히는 신학자이자 추기경인 발터 카스퍼는 이 책에서 복음적 개혁, 교파주의, 근대성 등 우리가 루터에 대해 생각해야 할 키워드들을 거의 빠뜨리지 않으면서 얇은 분량에 압축적으로 루터의 기여를 검토한다. 그리고 그가 주장했던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에 대한 복음 및 회개에 대한 호소’가 이 시대 교회 일치 운동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언급하며 루터에 대한 우호적 평가를 내린다. 카톨릭과 루터란의 대화와 화해는 이미 적지 않게 진행되어 왔지만, 개혁자였던 동시에 분리의 원죄를 안고 있는 루터로부터 교회 일치를 위한 가능성을 발견해내는 저자의 사려깊은 시선이 인상적이다. 물론 책이 지나치게 얇다보니 이 주제에 대한 선이해가 없으면 낯선 이름과 사건 연도만 읽다가 끝나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개신교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카톨릭식 용어들도 약간 낯설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터에 대해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기꺼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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