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 힐레숨 - 근본적으로 변화된 삶
패트릭 우드하우스는 지음, 이창엽 옮김 / 한국기독교연구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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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완 윌리엄스의 <루미나리스>(복있는사람)에서 에티 힐레숨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고, 최근 데이비드 브룩스의 <두 번째 산>(부키)에서 다시 그 이름을 들었다. 그의 일기와 편지를 좀 더 읽고 싶었는데, 드디어 한국에서 처음으로 그에 관한 책이 번역됐다 해서 매우 반가운 마음이었다(다만, 이 책은 1차 저작이 아니라 그가 남긴 편지와 일기를 정리해 소개하는 책이다). 그의 이력이나 다른 이들이 언급한 내용을 보며 이미 기대한 대로, 홀로코스트를 거치면서 발견한 인간의 심연과 신앙에 관한 귀중한 통찰이 담겨 있었다. 추천사에 담긴 로완 윌리엄스의 말대로 '수용소 감방의 철학',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가 서구 사회에 남긴 충격과 상처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에티 힐레숨의 삶과 생각 속에서 그 상처를 넘어서고자 하는 진지한 몸부림과 여전히 빛나는 희망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홀로코스트의 상처가 전형적인 질문과 전설적인 인물 몇 명으로만 남은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도 든다. 책을 읽는 내내 떨쳐지지 않았던, 그래서 사실 집중하기 어렵게 한 질문은 이것이다. 오늘 우리의 홀로코스트는 무엇인가? 어쩌면 지금 여기의 삶도 수용소와 다를 바 없는데, 오늘 우리가 찾아야 할 사람은 누구이며, 물어야 할 질문은 무엇인가?

한 줄 평: 전설적 인물, 여전히 빛나는 희망. 하지만 떨쳐지지 않는 질문.

(2021. 7. 28, 뉴스앤조이 별의 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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