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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나무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58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9년 5월
평점 :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국과 유럽에서 아일랜드인 차별의 역사를 어느 정도 파악해야 한다.
아일랜드는 오랜 기간 영국의 피의 압제를 받고 있었고
종교적 탄압을 받고 있었다.
그 와중에 19세기 중반 감자 대기근이 일어났는데
영국은 쌓여있는 밀을 구호품으로 보내지 않아
850만명이던 인구 중 200만명이 아사하는 지옥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그리고 산 사람들 중 다수가 미국이나 다른 유럽으로 피난을 갔는데
미국에서도 권력을 쥐고 있는 영국인들(WASP; White, Anglo-Sexon, Protestant)은
역시 아일랜드인을 멸시했고
'하얀흑인' 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 였다.
소원나무가 지켜 본 메이브는 그들 중 하나였다.
이미 어려서 부모님을 다 잃고 오빠와 미국행 배에 올랐지만
오빠 역시 배에서 이질에 걸려 죽는다.
혼자 남은 메이브는 타고난 솜씨로 환자들을 돌보아 낫게 하는데
그 메이브에게 누군가 아기를 맡긴다.
바로 이탈리아인.
여기서,
또 아일랜드인의 대이민 후 이탈리아 남부에서도 많은 이민자가 왔었는데
먼저 자리 잡은 아일랜드인이 이들을 엄청 차별했다.
그러니까 메이브가 거둔 아기는
그 당시 미국의 상황에서
보통 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혼하지 않은' 아일랜드 독신녀가
'버려진' 이탈리아 아기를 키운다.



그리고 그 아기가 증손녀를 낳았는데,
그게 여기 등장하는 프란체스카 할머니이다. 메이브가 고조할머니인 셈.
그 나무를 두고
스티븐과 이웃하는 사마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누군가 소원나무에 '떠나라'는 글을 남긴다.
그때 스티븐이 머리를 써서
반 친구들과 '가지 마세요' 라는 글을 써서 소원나무에 매단다.
그리고 베일 위기에 처했던 소원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것이고...
그렇게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
좋다.
이 책에서
난민에 대한 근거없는 차별과 배척을 하지 말자는 주장은 참 좋은데,
어린이들로 하여금 자칫 이슬람근본주의자들에 대해서 긴장을 늦추게 할까 두렵다.
난민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민감한 주제이다.
난민의 정의는 어떤 정치와 종교적 박해, 극심한 재난과 가난을 피해서 타국으로
이주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당연히 받아줘야 할 것 같은 난민 문제에
대한민국이 둘로 갈라지는 이유는,
이슬람이라는 종교 때문이다.
모든 무슬림이 테러유발자는 아니지만,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이 대화나 타협없이
얼마나 많은 테러를 저질렀는지 잘 알지 않나.
프랑스에서 2015년 140여명을 사망케 한 테러를 비롯해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테러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집단강간 사건만 보아도
이들의 가르침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
단지 그 책임을 서방에만 돌릴 수는 없다. 과거 탄압의 역사가 있더라 하더라고
복수의 폭력은 정당치 못하다.
평화를 외치면서 테러를 자행하는 종교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이 나라는 정의와 평화를 외치던 사람들의 피 위에 세워진 자유 대한민국이다.
일제 탄압 때부터, 민주화 운동까지...
후손으로서, 대가없이 자유를 누리는 자로서
이 나라를 잘 지켜나갈 의무가 있다.
이래서 역사는 중요하다.
(결론이 이게 아니어야 할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