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의 얼굴
호머 헐버트 지음, 이현표 옮김 / 코러스(KORUS)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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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요약을 통해 스포일러 내포된 리뷰임.

 

이 소설은

고종의 헤이그밀사, 한국 최초의 원어민 영어 교사, 한국 YMCA 초대 회장, 감리교 목사인 호머 힐버튼의 모험소설이다. (1949년 한국에서 사망하셨다.)

그는 한국어, 한국사, 한국 전래 동화, 성악, 이두, 문화 관련 책들을 저술하였고, 한국을 배경으로 한 모험 소설인 안개 속의 얼굴을 1926년에 출판하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주한미국 공사관 해군 무관 출신인 리처드 판햄(Richard Farham)이다.

그는 1900년 의화단 운동 진행 중 몽고황제의 보물이 숨겨진 암호문을 획득한다.

이 암호문을 통해

 

'탐라왕국-몽골의 보물-안개 속의 얼굴-부을나의 발자취' 라는 단서를 얻고

조선 근무로 인해 한국에 대한 지식이 있었던 그는

탐라, 즉 제주에 보물이 있고

부을나를 통해 삼성혈 근처에

터크 로이스, 로니 오훈이라는 동료와 함께 제물포로 건너가

조선 근무 시절 사환이었던 필선과 2명의 조선군 출신 선원을 데리고

일본의 삼판선을 구매 후 제주로 떠나고,

네델란드 표류민 하멜의 후손인 목화라는 해녀를 만난다.

 

그러나 베이징에서부터 암호문을 노렸던 중국인 벙어리 환관이

쥐를 통해 그를 저주하고(중종실록 1527년 2월 26일에 언급된 쥐를 이용한 저주를 모티브로 사용하였으나, 방법은 실제 역사에서 사용된 방식과는 다르다)

해적과 결탁하여 그를 추적하고,

목화를 노리던 제주토박이 괴력난쟁이 곽이 이에 합류하면서

보물찾기는 더욱 어려움에 봉착한다.

 

그러나 그는 부을나의 구멍에 있는 사찰의 승려들의 마음을 얻고, 끝내 보물을 찾는다.

이런 사건 속에서 일본인 장교 히로키가 보물 쟁탈전에 가세하여, 일행의 어려움은 배가 되어 버린다.

 

목화와 필선의 노력, 판햄은 지혜와 용기로 모든 어려움을 해쳐나간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목화가 중국환관과 동귀어진하는 슬픔을 겪지만, 이 모든 슬픔과 어려움을 헤치고 보물을 손에 넣는다.

 

저자는 거의 100여년전 사람이지만, 당시 미국인치고는 한국에 대한 엄청난 이해와 지식 속에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경으로 소설을 진행시켜나간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여주인공인 목화는 100여년전 미국인의 소설임에도 당차고,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2번이나 사람들을 설득하고, 곽을 독살하며, 중국환관과 동귀어진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미국군인인 주인공의 정의감, 지혜, 용기가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주요 요소이지만, 주인공 편에선 조선인들은 필선, 목화 모두 민폐만 끼치는 민폐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의 역활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에는 더욱 정교하고 재미있는 소설이 많지만, 1900년대에 한국에서 활동한 저자가 1926년에 출간한 모험소설치고는 훌륭하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지한파인 외국인이 한국을 배경으로한 모험 소설은 어떤 재미가 있을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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