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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환경오염정화의 세계
마쯔나가 타다시 지음, 김영도 옮김 / 대영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친화적'이라는 용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그토록 장미빛 미래만을 강조한 '바이오레미데이션'이라 함은, 인간이 저지른 만행을 지금까지는 다시 화학적 방법으로 인간이 치료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다시 자연적 방법을 써서 좀 어떻게 해보자는 건데, 왜 인간이 범한 대단한 실수를 자연이 막아야 하나. 단지, 제2차 인공물을 만들지 않는 다는 것 뿐 이지 자연에 또다시 인위적으로 크게 손을 대는 격이 아닌가. 이게 어떻게 '비인공적'일 수 있을까. '단순히 예전에 비해 좀 덜 할 뿐이다'는 코멘트를 달아야 할 것이고, '친환경적 방법'이 아니라 '비화학적 방법'이라 해야 옳은 표기일 것이다. 저자는 '바이오레미데이션'에 대해 너무나 긍정적인 면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바이오레미데이션의 세가지 타입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무서운 것이 세 번째, 오염지역 주변에 그 오염원을 먹는 균이나, 균이 먹을 밥이 없을 땐 외래에서 들여와서 이용한다는 방법 말이다. 나는 예전에 '환경과학'이라는 교양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수업은, 기술들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되었다. 따라서 바이오레미이션의 폐해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바로 방오물질 제거에 이용되는 사례였다. 오일을 먹고 사는 균으로 인해, 일단 바다의 기름오염은 막았지만, 그 균에 의해 문제((외래종으로 인해, 토종 생태계가 흔들리거나 갑자기 개체수가 늘어난 외래종 자체가 토종 생물을 마구잡이식으로 먹어치우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 수업에서는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바이오레미데이션이 다가 아니며, 아주 신중히, 많이 검토한 후에 사용해야할 방법이라고 배웠다.우리 주변에도 황소 개구리를 통해 그 폐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생태계에 인간이 인위적으로 한 종의 수를 늘림으로 인한 폐해는 어떨까. 생태계내에서 그리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 같은 생물체라도 갑자기 종이 멸종되거나, 그 큰 폭으로 증가하면 생태계 전체에 어느 정도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먹이그물'이라 지만 말이다. '기름 먹는 균을 오염된 바다에 뿌렸는데, 다행히 먹이(기름)이 없어지자, 그 균을 제 할 일을 다 하고 그대로 죽었다.'하는 것은 긍정적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그러면 다행이지만, 안 그럴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균이 기름만 먹고살라는 법이 어디 있나. 그 다양성의 바다에, 온 천지에 먹을 게 깔렸는데, 주식 외에 맛있는 간식거리가 깔렸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그 할 일 다 한 균을 죽이면 문제 끝 아닌가. 그럼 다시 그 균을 죽일 다른 생물체를 또 물색해 보아야 하나? 아니면, 화학처리를 해야 하나. 헷갈리기 시작한다. 헷갈리는 기술 이퀄 바이오레미데이션이다.
여기에서 나는 '친환경적'이라는 용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도대체 뭐가 친환경적이라는 것인가. 내가 똥 싼 걸, 인간 종노릇이나 하는 개보고 먹어치우라는 거지. 공생적인, '누이 좋고 매부 좋고'가 아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둘 다 죽고'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 우리 모두는 성인-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질 나이를 먹은 인간- 아닌가. 하지만 당장 카드를 너무 많이 긁어서 파산 날 지경이니, 어찌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당장 친척들에게 빌리거나, 정 급하면 몰래 도둑질이라도 하는 수 밖에. 나중에 옥살이를 치르든, 말든.
하지만 그나마 바이오레미데이션은 근시적으로 봐서는 꽤나 쓸만한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파산 날 지경에 놓은 우리는, 이런 방법이라도 계속 연구, 토의해 그나마 자연에 피해가 덜 가는 방법으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까지는 아니더라도 '누이 좋고 매부는 그럭저럭'인 방법이라고 강구하지 않으면 안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