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
산도르 마라이 지음, 임왕준 옮김 / 솔출판사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쓴 작가는 산도르 마라이. 헝가리 사람이다.
이 책은 사랑. 헝가리 문학이다.
나는 헝가리라는 나라에 대해 애초에 관심도 없었고, 그리고 지금도 관심을 가질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 허나, 내가 처음 접해본 [ 헝가리 문학 ] 은 나에게 또다른 시야를 틔워주었다. 내가 알고있던 표현, 내가 알고있던 사랑, 내가 알고있던 문학. 나는 또 한번 우물안에 갖혀있었다는 것을 깨달아야만했다.
묘사를 하고있지만 묘사를 하고있지 않다. 아름다운 미사어구와 굳이 치장하지않아도 되는 부사어들로 끔찍하게 묘사를 해놓은 연애소설과는 달리, 이 책은 흐르는 듯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사랑을, 사람을, 삶을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끔찍하게 열정적이다.끔찍하게 헝가리를 담아내었고, 끔찍하게 사랑이란 것을 포용하며 표현하고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든 부분은 이 책의 박자감이다. 때로는 느린듯, 때로는 빠른듯, 그러나 세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느리게 진행되고, 따라서 이 책의 끝에 대한 궁금증이 적당히 증가하도록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책, 예측할 수 없는 인물. 나에게 있어 [ 사랑 ] 은 제 3의 눈을 틔워주고 이런 관점으로도 사랑을 바라볼 수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좀더 짧게 [ 사랑 ] 을 표현해보자면, 가장 이성적인 미치광이들의 대화라고나 할까. 사랑에 미쳐버린, 사랑에 지쳐버린 우둔한 현자들의 대화.
헝가리 문학을 아직까지 접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끔찍하게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단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