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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토론의 법칙 ㅣ 원앤원북스 고전시리즈 - 원앤원클래식 1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최성욱 옮김 / 원앤원북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토론술은 진리를 찾는 데는 관심이 없다.
이것은 검객이 결투를 초래한 언쟁에서
누가 옳은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쇼펜하우어-
도서관에서 책 고르다가 발견한책...
옮긴이의 글에서 공감이 가서 한번 읽어보고 싶더라....
아주 얇아서 금방 읽는다.
내용은 목차만으로도 대략적으로 알수 있다..
진실에는 관심이 없는 오로지 이기기 위한 토론......
목차
옮긴이의 글 - 21세기에 더욱 유용한 쇼펜하우어의 걸작
프롤로그 - 모든 토론술의 기초에 대하여
1장 강하게 공격하는 기술
1. 동기부여를 통해 의지에 호소한다
2. 자신이 누리고 있는 권위를 최대한 활용한다
3. 논증이 안된 내용을 기정사실화하여 전제로 삼는다
4. 자기에게 유리한 비유를 신속하게 선택한다
5. 불합리한 반대 주장을 함께 제시해 양자택일하게 한다
6. 내용이 없는 말을 심오하고 학술적인 말로 둔갑시킨다
7. 상대방의 대답을 근거로 자기 주장의 진실성을 확보한다
8. ‘예’라는 대답을 얻어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9.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어 올바른 판단을 방해한다
10. 말싸움을 걸어 무리한 주장을 하도록 유도한다
11. 뜻밖의 화를 낸다면 그 부분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12. 상대방의 침묵은 곧 상대방의 약점이다
2장 더 강하게 반격하는 기술
13. 상대방의 주장을 최대한 넓게 해석해 과장한다
14. 동음이의어를 이용해 교묘하게 반박한다
15. 상대적 주장을 절대적 주장으로 바꿔 해석한다
16. 전문지식이 부족한 청중들을 이용해 반박한다
17. 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모순되는 지점을 찾는다
18. 상대방의 논거를 역이용해 반격한다
19. 단 하나의 반증사례만으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20. 사안을 일반화하여 보편적인 관점에서 반박한다
21. 상대방의 주장을 이미 반박된 범주 속에 집어넣는다
22. 틀린 증거를 빌미삼아 정당한 명제까지도 반박한다
23. 상대방의 궤변에는 궤변으로 맞선다
3장 결론을 이끌어내는 기술
24. 상대방이 자신의 결론을 미리 예측하지 못하게 한다
25. 결론을 이끌어내는 질문은 두서없이 한다
26. 참 전제가 안 통하면 거짓 전제로 결론을 도출한다
27. 거짓추론과 왜곡을 통해 억지 결론을 끌어낸다
28. 근거가 되지 않는 답변마저도 결론의 근거로 삼는다
29. 개별 사인의 시인을 보편적 진리에 대한 시인으로 간주한다
30. 몇 가지 전제들에 대한 시인만으로도 얼른 결론을 내린다
4장 위기에서 탈출하는 기술
31. 반격당한 부분을 세밀하게 구분해 위기를 모면한다
32. 상황이 불리하다 싶으면 재빨리 쟁점을 바꾼다
33. 상대방에게 유리한 논거는 순환논법이라고 몰아붙인다
34. 질 것 같으면 진지한 태도로 갑자기 딴소리를 한다
35. 반론할 게 없으면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다고 말한다
36. 이론상으로는 맞지만 실제론 틀리다고 억지를 쓴다
37. 불합리한 주장을 증명하기 힘들면 아리송한 명제를 던진다
38. 인신공격은 최후의 수단이다
에필로그 - 논쟁적 토론술이란 무엇인가?
책속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잔꾀에 맞서기 위해서, 상대방이 어떤 거짓된 잔머리를 돌리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쓰는 것과 동일한 무기로 상대방을 무찌르기 위해 우리는 이런 잔꾀를 자주 사용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토론술에서는 객관적 진리를 잠시 옆으로 제쳐두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토론술에서는 자기 주장을 방어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뒤엎어 버리는 것만이 중요하다.--- p.131
논쟁 도중에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재빨리 화제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그것이 논쟁의 본질적인 사안인 것처럼, 또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반증인 것처럼, 느닷없이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전환된 화제가 지금까지 진행된 논쟁 내용과 연관된다면, 화제의 전환은 겸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겠지만, 전환된 화제가 논쟁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논쟁 상대방하고만 연관될 때 화제의 전환은 매우 뻔뻔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p.103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질문들은 체계적이며 질서정연하게 할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식으로 하라. 그러면 그는 우리가 그 질문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 채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이에 대해 아무런 사전대비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로부터 얻어낸 대답들을 이용해 여러 가지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우리는 그의 대답을 이용하여 정반대의 결론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p.92
상대방의 논거를 역이용하는 기술을 쓰면, 상대를 효과적으로 반박할 수 있다. 이것은 상대방이 자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용하려고 하는 논거를 역이용하여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그는 어린아이입니다. 그러므로 정상참작이 필요합니다.”라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상대방의 이 논거를 역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역공을 펼 수 있다. “바로 그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따끔하게 혼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런 나쁜 버릇에 물들지 않을 테니까요.”--- p.78
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논증하기 위해 상대로부터 ‘예’라는 대답을 기대하고 던진 질문에 대해, 상대가 의도적으로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 같은 분위기를 눈치 챘다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그에게 마치 우리가 원래 의도한 것과는 반대되는 내용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얻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p.51
상대가 우리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원래보다 더 불합리한 반대 주장을 함께 제시하고 그에게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때 이 반대되는 내용을 큰 소리로 강조해야만 한다. 이렇게 하면 그는 스스로 논리의 모순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이것에 비해 훨씬 더 타당성이 있어 보이는 우리의 주장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p.45
-- yes24 책소개중 -
옮긴이의 글 - 21세기에 더욱 유용한 쇼펜하우어의 걸작
이책을 읽은 어떤이가 언젠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이 책은 슬프면서도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이 왜 슬플까? 그것은 아마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가 인간의 타고난 우둔함과 추악한 허영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옭고 그르고의 문제와 상관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토론에서 무조건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는 인간의 본능적 술책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타고난 허영심은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우월함을 입증함으로써 충족된다.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이 허영심은 특히 '지력'에서 강하게 발동한다. 즉 인간이면 누구나 자기 머리가 좋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그러다보니 정치, 사회, 철학, 문학, 심지어 연예인의 스캔들이건 간에 우리는 논쟁이 붙으면 무조건 이기고 보려고 한다.
사실 논쟁에서 이기려면 우선 우리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합리적인 주장을 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은 타고난 허영심과 함께 우둔함과 경솔함까지 타고 났다. 우리의 어리석은 주장은 상대방의 반박을 받아 마땅하지만, 우리는 상대의 반증을 받아들임으로써 상대가 나보다 머리가 더 좋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야기된 이런 이유 때문에 토론은 객관적 진리를 탐구한다'는 원래의 목적으로부터 멀어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에게 내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행위로 변질되고 만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토론술'이라는 테마를 통해 인간 본성의 문제점에 대해 함께 성찰하고 있다는 것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우리는 자신을 미화하고 꾸미는 데만 익숙해 있지, 자신의 숨기고 싶은 어두운 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을 기피한다.
쇼펜하우어는 아이러니와 역설이라는 예리한 칼날로 이 부분을 적나라하게 건드린다.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면서 토해내는 웃음은 어쩌면 자신의 발가벗은 모습을 남들에게 들켰을 때, 그리고 자신만의 은밀한 생각이 들통났을 때,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어색하게 짓는 웃음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객관적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고상하고 젊잖은 다른 지침서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토론에서 이기는 법, 다시말해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청중들에게는 자신이 정당하게끔 보이게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100여년전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도 충분히 시사성을 가질 수 있다. 쇼펜하우어의 이 걸출한 책은 19세기에 나왔지만, 21세기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나온 책이라는 착각까지 주기에 충분하다.
오늘날 치열한 생존 경쟁의 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에겐 토론술이 필요하다. 취직, 승진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시장에서 물건값을 깎을 때에도 우리는 우리의 의지를 상대에게 설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객관적 정당성이나 진실과는 상관없이 논쟁과 토론에서 상대방에게 사용할 수 있는 38가지 토론기술을 다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토론을 칼 대신 머리로 하는 '검술'이라고 정의한다. 토론에서는 결투에 임한 검객처럼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칼로 찔러 쓰러뜨리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은 토론에서 상대의 진짜 의도를 이전보다 훨씬 더 빨리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단순히 토론에서 이기는 기술만을 배우겠다고 생각하는 독자는 이 책이 주는 재미를 반밖에 얻지 못할 것이다.
나머지 반은 쇼펜하우어가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어떻게 꿰뚫어보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며, 이에 대해 동료들과 토론해 보는 데 있다. 이 책이 가벼우면서도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런 숨은 뜻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장담하건대, 이 책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논쟁에서 이기는 기술만을 강조한 것이 결코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이 책을 통해 논쟁과 토론에서 쏟아져 나오는 간계의 실체를 속속들이 들춰냄으로써 누구나 실제의 논쟁과 토론에서 부정직한 기만책들을 금방 알아차리고 나아가 그것들을 물리치게 되기를 소원했다.
쇼펜하우어의 이런 속 깊은 의도가 21세기의 한국 독자들에게 올곧게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