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서도 동화를 즐겨 읽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른이지만 내가 어쩌지 못하는 현실 앞에 마주 설 때마다, 에이번리의 초록 지붕에서, 초록빛 숲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던 앤이 되고 싶다고, 그렇게 긍정하며 내 마음 속 어린애를 주저함 없이 꺼내들곤 한다. 고운 바람 속에 스며 있는 겨울의 기운과 삭막한 여름의 입김을 떠안고 있는 봄은, 슬픔과 애통을 기쁨과 유머로 화했던 앤과 닮아있다. 결국은 모든 것을 덮고, 품고, 사랑해야 한다고 봄은 가르친다. 내게 봄은 빨간 머리 앤을 읽는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