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철학하기 - 재미, 예술성, 장르 등 비디오 게임을 둘러싼 수많은 질문들
주자안 지음, 정세경 옮김 / 현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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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새 빛깔과 혁신적인 재미를 더해준 중요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인스타그램과 콘솔 게임(플레이스테이션)이 그것이다.

PS4 프로를 처음 가졌을 때의 떨림과 감동을 정녕 잊지 못한다. 어릴적 친구네 겜보이를 하염없이 구경하고, 나 또한 간절히 기도해 선물받은 48가지 게임이 든 중국산 패밀리를 엄마 눈치보면서 하다가 결국 고질적인 패드 고장으로 더는 할 수 없었을 때 크게 슬퍼했던 것, 사촌 동생집에 있는 ‘고급진’ 현대 컴보이 (닌텐도 패미컴) 를 하고 싶어서 말썽쟁이 사촌 동생을 봐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유년의 기억과 향수가 지금도 게임기 앞에 서면 스멀스멀 피어난다. 결국 사람에겐 어릴 적 하고 싶었던 것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던, 김정운 교수의 말이 백번 옳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게임에 대한 묘한 두려움이 있어 대학 때는 CD로 나온 PC 게임 (대만 게임 소오강호, 인디아나 존스)을 했다가 봉인, 그러다가 30대가 훌쩍 넘어 접한 플스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최근엔 사이버 펑크 2077이라는 게임을 뒤늦게 하면서 처음으로 슈팅 게임류를 접했는데, 현기증이 나서 울렁거리면서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게임의 세계는 진화하고 발전하고 리얼해지고 또 현실보다 더 잔혹하고 지저분한데도 게임을 끊기가 쉽지 않다. 사이버펑크 2077, 붉은 사막 등의 오픈 월드의 광대한 풍경, 고스트와이어 도쿄의 멋진 시부야 도시 디자인, 엘든링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과 세계관, 내 손으로 직접 그러한 세계를 누비게 해주는 캐릭터들은 현실의 나를 초월하여 불가능한 꿈을 가능케 했다.

그렇다면 게임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가. 계속되는 도파민 분출은 사람을 더 바보같이 만들지는 않는가. 게임의 세계에 몰입하다가 현실감을 잃고 되레 무기력하고 냉소적이 되는 것은 아닌가. 세키로 같은 게임은 즐기기보다는 고통을 더 주던 게임이었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게임을 하는가. 여러 물음을 안고 게임을 애정하기도, 증오하기도 했다. 결국 게임이 아닌 나를.

물론 게임을 한다고 해서 내 인생이 좋아지지 않는다.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손해볼 것도 없다. 차라리 게임을 몰랐더라면 수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모르겠다. 왜 게임을 할까. 모두 잠든 후에 조용히 나만의 시간에 몰입하는 그 경험이 왜 그렇게 소중한 것일까. 아무에게도 유해하지 않고 오직 나만 다치는 이 세계가 왜 그리 좋았던 걸까.

대만 출신의 철학자 주자안의 ’게임으로 철학하기‘는 시의적절하게 내게 찾아왔다.

#게임으로철학하기 #현암사 #콘솔게임 #비디오게임

이런 메타적 체험은 다른 예술 장르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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