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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놓아주기 - 틸틸이 찾은 행복의 비밀 ㅣ 이야기나무 오리진 Origin : 스토리텔링을 위한 이야기의 원형 2
김설아 지음, 송민선 그림 / 이야기나무 / 2014년 6월
평점 :
“내 가슴이 꿈꾸는 이상과 내 몸이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언제나 하늘과 땅 사이의 거리만큼 멀었다.
어디에서도 천국을 찾을 수 없다고 포기하고 있을 때 조용히 찾아와서 천국의 문을 열어 준 파랑새.
내 안에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는 어린아이를 위해 이 글을 썼다.“ (지은이의 말)
우리에게 ‘파랑새’는 친숙한 이야기로 남아 있다.
나는 ‘금성사’에서 출판했던 동화로 처음 접했었다.
어른이 되어서야 이 동화가 실은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죽음 및 불안의 극작가’로 불리는 모리스 마테를링크 (1862 - 1949)의 극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1, 파랑새, 지만지 참고)
찌르찌르와 미찌르로 알려진 남매가 원래는 티틸과 미틸이라는 것도.
파랑새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실은 간결하고 단순하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
우리가 소확행이라고 말하듯 행복이란 사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곳에 접힌 채 발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행복에 대한 갈구는 어느 때든 우리를 엄습한다. 나 또한 그것에 대한 갈망으로 이 책 서평 이벤트에 응모했다.
‘이야기나무’의 스토리텔링 기획 시리즈 중 두 번째 책인 ‘파랑새’는 문학 작품을 통해 우리 자신을 비춰보고 나의 이야기로 엮어보는 자기계발 요소를 담고 있다.
저자는 마테를링크의 ‘파랑새’ 속 틸틸과 미틸의 여정을 쫓으며 우리도 함께 경험해보길 요청한다.
그렇게 원 스토리 뼈대에 ‘행복’이란 키워드로 초점을 맞춰 해석하고, 자신을 돌아보게끔 부드러운 어조로 유도한다.
저자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편지는 총 열 편이다.
“‘제제에게……
파랑새를 찾고 싶다면 파랑새를 놓아줘.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춰. 그리고 ‘지금 여기’에 머무는 거야. 그러면 너는 알게 될 거야. 진정한 행복은 ‘지금 여기’, 나에게 존재하고 있음을.” (178)
사실, ‘행복’은 이런 것이다...... 말하기는 참 쉽다. 그러나 말만 한다고 행복이 별안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행복에는 훈련이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마치 신앙적인 결단과도 같은 각오를 요한다.
“우리가 진짜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한 행복이 아닌 완벽한 행복을 찾고 있기 때문이야. 모두 마음 깊은 곳에서는 완벽한 것, 그럴듯한 정도가 아니라 훌륭한 이상을 원하고 있어.” (57)
우리가 완벽한 이상을 꿈꿀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상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불완전한 세상은 우리를 느긋하게 살게 두지 않는다. 우리는 ‘이상’ 즉 ‘파랑새’를 쫓는 여정을 평생 하며 살아가지 않나.
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불안감, 늙음에 대한 두려움, 채워지지 못한 성취감에 대한 욕심들 등 크든 작든 격랑이 존재하고, 그것이 자신의 존재감과 무게를 같이하기에 우리로선 더욱 절박하게 발버둥 칠 수밖에 없다.
요동 없는 물처럼 고요하게 살려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산속에 들어가 속세로부터 단절하며 자급자족하면 되겠지만, 모두가 다 스콧 니어링 부부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까 내가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행복에 대한 비밀을 푸는 열쇠이다.
저자는 남다른 마음의 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신비를 감추고 있다고, 감춰진 신비를 보게 되면 삶과 행복에 관한 비밀을 알 수 있다고 말이야.” (71)
“삶이 가져다주는 어떤 것도 거부하지 말고 지금 내가 놓인 이 현실이 내가 원했던 삶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지금 여기’를 사는 것. 그것이 진짜 살아 있는 삶이야.” (176)
이 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먼저 메테를링크의 ‘파랑새’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미 영혼이 오염된 나는 이 교과서처럼 아름답고 바른 말들이 조금 버겁고 무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차라리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속 행복론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달까.
하지만 아직 이렇게 때 묻지 않은 맑고 순수한 이야기들이 많아지는 게 좋다.
더 많이 듣고 싶다. 읽고 싶다.
나의 이야기가 될 때까지.
#역주행도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우리가 진짜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한 행복이 아닌 완벽한 행복을 찾고 있기 때문이야. 모두 마음 깊은 곳에서는 완벽한 것, 그럴듯한 정도가 아니라 훌륭한 이상을 원하고 있어. (57)
파랑새를 찾고 싶다면 파랑새를 놓아줘.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춰. 그리고 ‘지금 여기’에 머무는 거야. 그러면 너는 알게 될 거야. 진정한 행복은 ‘지금 여기’, 나에게 존재하고 있음을. (178)
우리가 보는 세계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신비를 감추고 있다고, 감춰진 신비를 보게 되면 삶과 행복에 관한 비밀을 알 수 있다고 말이야. (71)
삶이 가져다주는 어떤 것도 거부하지 말고 지금 내가 놓인 이 현실이 내가 원했던 삶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지금 여기’를 사는 것. 그것이 진짜 살아 있는 삶이야.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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