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조의 말 - 영어로 만나는 조의 명문장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보경 옮김 / 윌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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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말 (2020)from #작은아씨들 (1868) by #루이자메이올컷 #공보경 #윌북 #puffininbloom

“늙어서 관절이 굳을 때까지,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는 날까지 계속 뛸 거야. 나를 철들게 하려고 재촉하지 마, 언니. 사람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잖아. 나는 최대한 어린아이로 살고 싶어.” (p. 75)

"Let me be a little girl as long as I can."

언젠가부터 빨강머리 앤 바람이 열풍으로 번지면서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지금은 그 바람이 작은아씨들로 옮겨간 듯하다. 다음엔 소공녀 아닐까.

영화 개봉 전에 이미 윌북에서, 미국의 펭귄 출판사와 푸핀 북스, 애나 번스의 콜라보로 출판된 puffin in bloom collection(2014)을 여성 번역자들을 통해 한국어로 출판(2019)했는데 책이 아주 예쁘고 만듦새도 좋아 소장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여성(?)스러운 유리 저그도 참 예뻤다.

그 시리즈 안에 단연 돋보이던 책이 바로 ‘작은 아씨들’이었다. 일단은 벽돌책이라서^^

‘조의 말’은 윌북의 작은아씨들 소설에서 발췌한 조의 말을 주제에 따라 원어와 소개하고 있다.

그 주제들이란, 꿈, 가족, 한 시대의 끝, 신념, 사랑과 우정 사이, 깊은 슬픔, 외로운 날들, 연인, 미래를 향해.... 라는 다소 추상적인 것들이다.

사실 나는 ‘작은아씨들’을 사 놓기만 하고 읽지는 않았다.

남북전쟁, 옛날 미국 여성과 대가족이라는 주제가 내게는 좀 멀게 느껴진 것 같다.

'작아'에서 기억나는 것은 위노나 라이더가 분한 조 마치가 아주 멋있었고, 영화가 재밌었다는 것.

사실 뽑아낸 글귀만으로 조의 캐릭터를 모두 파악하긴 어려웠다.

그렇지만 인간이 갖는 기본적인 생각은 대개 비슷하다고 본다. 거기에 조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선한 심성으로 주변 이들을 따뜻하게 하고 힐링을 주는 존재다.

“어떻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익히신 거예요? 그게 너무 어려워요. 저도 모르게 날카로운 말들이 튀어 나와요... 사람들이 상처받는 걸 알면서도, 고소해 하면서 지독한 말을 해버린다니까요.” (p. 52)

책 서문에서 정여울 작가는 조가 어머니의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칼을 잘라 그 돈을 건네면서도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는 장면, ‘자신에게 위로가 필요하면서도 남을 위로하는’ 조의 마음을 감동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조를 접하며 드는 생각은, 그녀를 그저 시대를 앞선 한 여성으로만 이해하기 아깝다는 것이었다.

조는 마음이 따뜻하고 용감하고 능동적이고 쿨하고 뜨개질, 집안일 이런 것보다 활동적인 것을 선호하고....... 그렇지만 지금 시대에서는 이것이 특별히 여성적이다, 남성적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조는 하나의 독립된 존재이고 인간이다.

나는 조를 페미니스트의 심볼이나 여성학의 표상이라고 여기기보단, 가족과 일과 자신을 사랑한 멋진 사람, 이렇게 이해한다. 책을 읽어도 그 생각은 변치 않을 듯하다.

작은아씨들은 ‘걸클래식’이라는 콜렉션에 묶여 여성 역자, 여성의 시각, 여성 중심 번역 등 ‘여성’을 강하게 어필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미국판 원서 세트도 같이 샀는데 거기엔 Puffin in Bloom Collection이라는 문구 외에는 없다.

어쨌든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라는 인간이 ‘여성’이라는 그림자에 한정될까, 또한 '여성'을 과하게 각인한 홍보의 수단으로 소비될까, 조금 우려될 뿐이다.

나는 인간 조를 알고 싶다.

인간 조와 친해지고 싶다.

조의 말은 단지 여성이 아니라 인간으로써 우리에게 건네준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꼭 여성만이 아닌 어린 아이같이 살고픈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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