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을 돌며 사고든 자살이든 이유에 상관없이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이 있다. 애도하는 사람 시즈토는 사망자가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보다 누구에게 사랑받았고 누구를 사랑했고 누가 그에게 감사를 표했는지를 묻고 그들의 죽음을 가슴 깊이 새겨 기억한다. <애도하는 사람>은 시즈토를 알고 있거나 관련된 세 인물, 취재를 나갔다가 우연히 그가 애도하는 장면을 목격한 주간지 기자 마키노, 시즈토의 어머니 준코, 그리고 남편을 죽인 후 죗값을 치르고 갓 출소한 유키요. 이들을 통해 시즈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처음 프롤로그를 읽고 과연 무슨 얘기를 들려줄 지 궁금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특하게도 이야기는 애도하는 사람인 시즈토가 아닌 그를 목격하거나 우연히 그과 동행하거나, 그리고 그의 어머니를 통해서 시즈토에 대해 들려준다. 그렇게 각 장마다 시즈토의 이야기와 시즈토의 애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들 또한 각각의 변화를 겪게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묵직하면서도 감동적이다. 사실 죽음이라는 것을 두고 각각의 값을 매기거나 경중을 따지려드는 현대 사회와는 상반되게 잊혀지기 쉽고 또 아무 상관도 없는 죽음들을 일부러 들춰 기억하고 너무나 긍정적인 측면만 보려고 드는 시즈토가 낯설기도 하고 어찌보면 가식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왜 사랑하는 가족들을 걱정시키고 애써 가족의 죽음을 잊어보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들쑤셔 다시 아프게 만드는지.. 그건 정말 자신의 애도를 위한 이기적인 발상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책을 다 읽은 후라고 해서 그 의구심 혹은 의심이 풀린 것도 아니고 만약 내가 애도하는 사람을 목격하거나 그 사람과 동행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한 생각들이 마키노나 유키요처럼 변화되거나 애도하는 사람으로 인해 내가 새 사람으로 거듭나리라는 확신이 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의심들을 자아낼 것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죽음 하나도 가볍고 소홀하게 다루지 않겠다는 작가의 뚝심만은 칭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