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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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베스트셀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참 무서운데 왠지 칙릿 소설들이나  

출간되자마자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소설들을 접할 때면 그 책을 읽기도 전부터 그 책 자체가 가볍게만 보이고  

영화를 위해 쓰여진 소설처럼 보이는 것이다.

 

정이현 작가의 전작 "달콤한 나의 도시"도 그런 경우인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아직  

그 책을 읽지 않았다. 어쩌면 앞으로도 읽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이 책 "너는 모른다"를 사기 전에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과연 소장 가치가 있을까.. 혹여 너무 가볍지 않을까..하는 하지만 책 표지에 등장하는 작가의 말이  

한 순간 나를 확 잡아끌었다.

 

진심을 다해 소설을 썼고, 세상에 내놓는다. 그것이 전부다.

 

...그렇다면 당연히 읽어줘야 마땅하지 않을까하는 확신이 들었고 내 선택은 옳았다.

 

강물에 떠 내려온 신원 미상의 한 남자의 시체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집에 살고 있는 다섯 사람, 김상호,  

진옥영, 김은성, 김혜성, 김유지의 각자이면서도 함께인 이야기가 그렇게 미스터리하게 시작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지루함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했던 그들에게 어느 일요일 드디어 사건이 일어나고야  

만다. 하지만 사실 그 일요일에 사건이 극적으로 터졌다라고 하기보다는 곪고 곪아있던 상처들이 마침내 터져버렸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너는 모른다"는 읽으면서 중간에 손을 잠깐이라도 놓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다. 그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져있던  

아픔과 비밀이 궁금했고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그들 각자의 외로움을 얼른 읽어내리고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한없이 가까워야할 듯하지만 결코 그런 가족들은 그리 많이 않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해서 씁쓸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누구나 알고 있고 요즘 너무 흔해 화두에도 오르지 않을 주제를 꺼내든  

작가의 용기에 박수쳐주고 호응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원래 가장 평범한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해야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정이현 작가의 결코 지나치지  

않고 과장되지 않은 문체와 이야기를 끌어가는 탄탄함에 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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