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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언제나 그렇듯 한비야님의 책을 읽는 동안에는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만 같다. 혹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을 사람에게 덤으로 좋은 말씀까지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듣고 있는 기분... 아무튼 그만큼 참 행복하다.
물론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나 <바람의 딸 시리즈>와 같은 책 속엔 눈물이 핑 돌만큼 가슴 아픈 얘기들이 있어
책을 읽으면서 마냥 행복해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이긴 하지만 그러한 비극적인 상황들까지도 희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비야님의 시선에 그런 비극들을 비극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두 팔 걷고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인식하게 된다.
<그건 사랑이었네>는 수많은 저서나 인터뷰들을 통해서 익히 알려져 있던 추진력있고 활기찬 모습 외에도
"한비야님도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어딘가 느슨하고 여유있는 그러면서도 (나이답지 않은) 순수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특히 좋았던 점은 많은 자기 계발서들을 통해서 들을 수 있는 틀에 박힌 이야기들을 반복하지
않고 앞길이 막막해 도저히 미래가 보이지 않은 20대들에게 자신의 성공을 거들먹거리며 자랑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20대들이 실패하더라도, 혹시 생각만큼 빨리 성공하지 못하더라고 너무 조바심 내지 마라고..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쓰러질 것 같은 사람은 옆에서 잡아주고 쓰러진 이들에게는 힘을 주고 일으켜 세워준다.
20대들에게 필요한 것이 정해진 메뉴얼들이 아니라는 것을 20대를 이미 지나왔던 한비야는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50대에 들어선 나이에도 그 나이에 굴복당하지 않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해버리거나 하지 않는 자세를 보여주며 자기
계발서 속 천 마디 말보다 몇 배 더 나은 조언을 들려준다. (아니 보여준다.) 사실 자기 계발서의 몇 몇 저자들을
보면 도무지 실패라곤 모르게 성공 가도를 달려온 이들이 많아 공감보다는 거부감을 더 빨리 유도해낸다. 하지만
한비야는 실패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고 오히려 인생의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자랑스러워한다.
어떤 책을 읽으면 누군가에게 얼른 권하고 싶어 안날이 날 때가 있다. 물론 한비야님의 책을 거의가 그랬지만
<그건 사랑이었네>는 특히나 그랬다. 읽는 동안 몇 장이나 포스트 잇을 붙여 표시를 해두고 그러고도 가슴 뛰는
구절을 메모를 해두기도 하고 읽는 내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