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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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아빠 목소리로 휘파람 소리를 내어 잠들수 있게
해주는 찻주전자나, 환자의 상태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앰뷸런스 같은 기상천외한 발명품을
생각해내거나 더이상 자라지 않기 위해 성장에 방해가 되는 커피를 자주 마신다.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같은 추락이나 사고의 위험이 있는 시설은 절대 이용하지 않는다.

9.11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던 날 세상을 떠난 아빠로 인해 오스카는 세상 한 부분이 함께 사라져
버린 듯 슬픔에 휩싸여있다. 자신의 슬픔과는 무관하게 정신과 의사는 아빠가 사라져서 좋은 점이
뭐가 있었냐는 황당한 질문이나 해대고 엄마는 새로 사귄 남자친구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것만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물건에서 봉투에 담긴 열쇠를 발견한 오스카는 아빠가 사라지던 날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던 비밀과 아빠가 세상에 남겨둔 흔적을 찾기 위해  뉴욕 주를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제목부터 무척이나 특이한 이 소설은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구성도 참 특이하다. 책 중간 중간에
떡하니 사진이 나오고 몇 장에 걸친 공백이 있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문구에는 줄이 쫙쫙
그어져 있기도 하고 빨간 색으로 동그라미가 그려져있기도 하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에 비하면
이같은 비정상적인 구성을 그렇게 특이해보이지도 않는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9.11이라는 엄청난 사건으로 인해 겪게 된 어린
소년의 비극을 우리가 그간 보아왔던 감동의 스토리로 짜내고 있다든지 혹은 테러리스트를 이용해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쓰지는 않는다. 오히려 9.11이라는 비극을 지극히 개인적으로
촛점을 맞춰 놓고 과하지 않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어떻게는 지나치게 공상적이고 복잡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그렇게 9.11로 인한 비극과 슬픔을 겪어야했던 오스카의 경험과 함께 드레스덴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겪어야했던 오스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경험이 교차되어 이야기되면서 전쟁과
테러리즘이라는 건조한 주제보다는 전쟁과 상실로 인해 서로간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어야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상한 구성에 수다스러운 오스카의 이야기를 처음 읽다
보면 황당하기도 하고 음 이런식으로도 표현이 가능하구나하고 신기하게만 생각되다가 그 이야기
속의 어린 오스카의 슬픔과 아픔이 보여져 어느 순간 코끝이 찡해진다.


이 소설을 그렇게 극찬했던 언론들의 평가가 거짓이 아니었음을, 결코 과한 것이 아니었음을
읽으면 읽을 수록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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