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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ㅣ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평점 :
똥을 소재로 이렇게 재밌게 쓸 수 있는지 놀랍습니다. 이 책의 인기몰이가 그냥 나온게 아님을 책을 보고 이내 짐작했지요. 이 책은 또 다른 과학책이라고 해도 좋을듯 싶습니다. 머리에 똥을 싼 범인을 찾으려고 동물들을 하나하나 찾아나선 두더지. 그 눈앞에 떨어져 보이는 동물들 마다의 독특한 모양 가득한 재밌고 귀여운 똥들... 비둘기똥, 말똥, 토끼똥, 염소똥, 소똥, 돼지똥, 그리고... 두더지 똥.26개월 제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니, 제가 신기해 했던 것처럼 각각의 똥의 모습을 유심히 보더군요.
또 하나, 이책의 재밌는 부분은 반복된 언어가 주는 매력입니다. 두더지가 동물들에게 매번 묻습니다. '네가 내머리에 똥 쌌지?' 그러자 동물들은 모두다 이렇게 말합니다. '나? 아니야. 내가 왜? 내 똥은 이렇게 생겼는걸..' 제 아이가 유독 따라 하는 대목은 이겁니다. '나? 아니야..내가 왜?' 그림속의 동물들의 모습이 정말 꿈을 꾼듯한 얼굴입니다. 마음이 편해지는 그림들이죠..
몇가지 재미난 부분이 눈에 띕니다. 명탐정을 연상케하듯 제 머리에 똥 싼 범인을 찾아나서는 두더지의 의혹을 풀어준 대상이 (책을 보기전엔 너무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죠) 바로 파리였다는점과 드디어 찾아낸 똥주인,정육점집 개인 뚱뚱이 한스의 머리에 떨어뜨린 -한스가 좀처럼 알아차리지도 못할 만큼의- 그 작고도 작은 두더지 똥.
최대의 복수인것 같네요. 후후.. 이렇게 앙증맞은 복수가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