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날 2 - 완결
츠다 미키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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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책방에, 전에 일하던 언니가 추천해서 읽고는 급기야 사버린 책이 있다. 이 책 혁명의 날이다. 작가는 그 당시에만 해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혁명의 날을 읽고 조금은 관심을 가지게 되어 '세기말 프라임 미니스터'도 찾아서 읽었다. 혁명의 날의 주인공은 케이라는 소년이었지만, 어느날 일생 일대의 혁명을 맞이하게 된다. 여자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혁명의 날은 소년이 어느날 소녀가 되어버리면서 생겨나는 일들에 대한 짤막한 작품이다. 성별이 바뀐다는 설정은 국내 영화 체인지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게 하루 아침에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시 적응하기 위해 학교를 휴학하거나 호르몬 주사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오는 것을 보면 아주 황당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뭐, 설정 자체는 조금 황당하고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말이다. 성별이 바뀌면 자연히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사건이 되고 사고가 될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해프닝은 일상 생활이 아니다. 소녀가 되버린 소년이 겪는, 일종의 연애담과 같은 것이다. 게다가 자신에게 작업을 시작하는 녀석들!이 모두 자신의 옛 친구들이기 때문에 케이는 더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직 여자인 자신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나름의 큰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까? 허풍과 과장이 만화에서 쓰이는 양념과 같다고 생각한다면 이 만화는 나름의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와 재미가 공존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전체 2권으로 완결되어 있기 때문에 2,30권을 쉽게 넘겨버렸던 그간의 일본 순정 만화에 질렸던 사람이라면 이 짧은 길이도,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작은 시간도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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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녀석들 1
EINA TANIGAWA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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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야오이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멜로에서 에로까지는 가지만, 에로에서 포르노까지 가는 것은 용서할 수가 없다고 해야 할까, 적응할 수가 없다고 해야할까.. 그런 이유로 야오이 물을 피해오다가, 최근에는 '영역화장'이라는 거대한 타이틀을 걸어두고 야오이 물을 접하기 시작했다. 서울문화사에서 나온 BXB시리즈는 대체로 강도 약한 야오이물 시리즈라길래 이것부터 점령하기로 했고, 그래서 이 작품도 읽게 되었다. 우선, 밝히는 바이지만 이 작품은 절대 야오이가 아니다. 여자를 좋아하는 멀쩡한 녀석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네 명의 주인공들이 축이 되어 움직인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5:5 가르마의 주인공은 카토리. 일명 카트리느라고 불리는 제법 이상하면서도 또 괜찮은,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 평범하다면 평벙한 녀석. 책의 맨 마지막 장에는 항상 애인을 구하는 녀석이다.

카토리의 친구인 나가시마. 아이돌처럼 귀엽게 생겼고, 성격도 명랑 쾌활! 평범한 인간의 괘도에서 살고 있는 녀석이지만 알고보면 여자 공포증에 시달리는 녀석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실없는 농담을 던지는 녀석 유스케. 악마의 화신과 같은, 울고 있는 애를 꼭 놀려야만 직성이 풀리고 카트리느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를 호모로 분해 버리는 그런 녀석이다. 마지막, 미소년으로 먹히는 아즈마. 여자가 줄을 서야 할 녀석이지만 알고 보면 이 네명 중에 가장 이상한 녀석이다. 지구용사 벡터맨을 믿는다고 하면 한마디로 정리될까? 이런 녀석들 이 책을 엮고 있다. 제목 그대로 '웃기는'녀석들의 퍼레이드 인 것이다. 거기에, 아즈마를 그런 마의 길로 빠지게 한 이상한 교사 미노루까지 합세하여, 허전해 보이는 그림의 결점 따위는 단번에 무시하게 하는 엄청난 효과를 내고 있다. 2권까지 나온 후에 왜 뒷권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을 내게 준 것을 뺀다면, 이 만화는 결코 겉표지 만으로 판단하여 우습게 볼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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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석과 나 1
심혜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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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바스찬 입니다'라는 만화책을, 중학교때 읽었다. 황당한 설정이었지만, 세바스찬도, 큐라 백작도 좋아했다. 특히나 세바스찬이 어느 무도회에 가서 뚱뚱한 귀부인에게 '사모님, 까마귀 한 마리 키우시렵니까?' '어머, 도망가 버리려구?'라고 했던 작은 개그컷은, 왠지 나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웃으며 뒹굴렀던 것 같다. 그 후에 나왔던 'B.M.G'역시 재미있었지만, 엔딩이 약해서 좀 섭섭한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다가, 내가 공부한답시고 만화책의 'ㅁ'도 꺼내지 않고 있었던 동안, 이렇게 새 이야기가, 그것도 두권이나 나와 있었다. 그녀석과 나는, 통신에 연재되는 이야기라고 작가가 써 놓은 것을 얼핏 본 것 같다.(나는 만화책에서, 정확하게 만화만 보는 스타일이다)

말썽과 사고와, 비 상식으로 뭉쳐둔 잘 나가는 삐-가지 날라리 녀석과, 그 녀석을 가르치는 동갑내기 과외 교사인 나. 그리고 여기에, 이렇게 저렇게 얽히고 또 얽혀있는 인물들. 연장을 끼고, 언제나 출동준비가 되어있는 짱을 가르치는 소심한 여자라니.. 게다가 동갑내기! 담배를 뻐끔여도 뭐라 못하고, 대 놓고 휴대폰을 써도 뭐라 못하는 불쌍한 상황은 분명 재미가 있다. '생긴건 둘째 치고, 성격은 개'라고 단정한 '그녀석'이 너무 싫은데, 어느날 보니 '나'의 동생이 그 녀석의 추종자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석'을 좋아하는 여자를, 내 동생이 좋아하고, '그녀석'의 사촌은 내게 사귀자는 말을 해 왔으며 '그녀석'의 꽃미남 동생은 내 동생의 친구. 게다가 '나'를 짝사랑!! 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나는 '그녀석'을 가르쳐야 하며 '그녀석'은 여전히 내게 비협조적이다. 또, 이 상황속에서 왠지 틀어져 버리는 내 동생, 쌍둥이들에, '그녀석'을 믿지 못해, 교제를 사러 함께 나간다는 '사제지간'을 두고, 증거 사진을 제출하라는 '그녀석의 아버지'와 같은 대단한 조연들도 한몫을 하는 만화. 대단한 설정이고, 또 대단히 얽혀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왠지, 다음권이 나올 기미가 없다는 문제를 제외하면 이 만화는 심혜진 만화 특유의 '재미있는 만화'가 될 것이다. 말로, 그리고 내 짧은 글로는 '그녀석'과 '나'의, 우울하게 얽혀서 웃다가 눈물나는 이야기를 다 풀어내지 못한다. 다만, 한가지! '그녀석'의 대단한 능력! sometime을 '소메티메'로 읽는 경악할만한 학습능력이 이 책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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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1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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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하도 많이 호들갑을 떨길래, 한권 밖에 안나온거라 읽는데 시간도 얼마 안걸린다는 사탕발림까지 하길래, 그래서 읽게 되었다. 처음에 몇장 읽으면서는, 친구는 역시 잘 사귀어야 하는 거라고 혼자서 다짐을 했었다. 자신의 재미와 취미를 남에게 강압하는 이런 녀석들 따위의 손에서 하루라도 빨리 도망쳐야겠다고, 그렇게 다짐하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입헌군주제라는 설정, 성격이 뭣같은 황태자가 있고, 그에 못지 않는 황태자의 '약혼녀'가 있고, 그리고 뭔가 움직일 것 같은 또 다른 왕자가 있고. 이 정도의 아이템들을 갖춰 둔 상태에서 웬만큼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주저 않고 외치게 된다. '왕위 쟁탈과 삼각관계!'맞는 말이다.

대부분 이런 경우, '약혼녀'는 왕위를 상징하게 되므로 두 왕자가 약혼녀와 왕위를 위해 피터지는 전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틀렸다. 앞으로 풀려 나갈 뒷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분위기만을 조금 풍길 뿐,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황태자와 그의 약혼녀는 견원 지간, 이전 투구의 수준에서 아직 결혼식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게다가 약혼녀와 또 다른 왕자는 제대로 이야기도 나눠 본 적이 없는 사람들. 두 왕자들 모두 황제의 자리에는 별 욕심도 보이지 않고 있고, 게다가 제법 사이도 좋아 보인다.(정확히는 사촌간) '그렇지만 분명 나중에는 공식대로 나가게 될거야'라고 믿는 사람도 있겠지만(사실은 내 친구가 그렇다) 만화를 읽는 동안 쏟아지는 개그를 보노라면 '설마 그렇게 진지하게 나갈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공식대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뭔가 우리를 좀 더 놀래켜 줄 것인지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봐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궁'이라는, 조금은 독특한 재목으로 시작한 만큼 이 책을 사랑하는 내 친구와, 그리고 조금은 기대하게 된 나를 끝까지 기쁘게 해 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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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줄리엣 1
에무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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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능 후, 책방에서 알바를 하다 보니 실제로는 어떤 만화책이 베스트셀러라 불릴만 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인터넷 서점이나 일반 서점에서 집계하는 '잘 팔리는 만화책'은 소장하기 위해 매니아들이 사는 것이고, 정말 잘 나가는 만화책은 '잘 빌려가는 만화책'이었기 때문이다. 매니아의 수준은 아니지만, 남들과 취미가 조금 다른 관계로 '잘 빌려가는 만화책'과는 거리가 제법 있는 나였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미친 듯이 '빌려나가는'만화책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우연히 얻어 걸린 것이 이 책이었다. 줄리엣까지는 별 의미 없이 받아들였는데, 문제는 의문의 w였다. 뭘까, 뭘 나타내는 철자일까.. 타고난 학자 체질인 나는 먹고 싶은 것 만큼 알고 싶은 것도 많은 녀석이었기에, '그럼 그냥 다 읽어보지 뭐'라는 무대포로 읽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때로는 호기심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낳기도 하는 법. 12권까지 돌파한 후에 남는 것은 왠지모를 허무함. 그것이었다. 짤막하게 내용을 말한다면 사정이 있어서 고등학교 시절을 여장을 하고 보내야 하는, 중국 권법 도장의 후계자인 남자 주인공 마코토. 누가 봐도 남자지만, 알고 보면 여자인 가라데 도장의 셋째 이토. 두 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위기와 고난을 극복하며 숨어서 러브러브 하는 그런 이야기라고 한마디로 압축시킬 수 있다. '아름다운 그대에게' '열혈강호' '이 소년이 사는 법'등으로, 성별을 속인다는 아이템은 이미 너무 친숙하다. 친숙하다는 것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도 된테지만 그만큼 식상하다는 말도 될 수 있다.

소재가 참신하지는 않았지만, '속인다'는 말 자체를 좋아하는 음흉한 나는 이런 것 쯤은 용서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여장을 한 마코토가 예뻤기 때문이다. 미리 말해놓고 가지만, 나는 예쁘면 뭐든 용서하는 그런 속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내주는 스토리가 못난 그림은 커버할 수 있지만 예쁜 그림이 허접한 스토리를 커버할 수 없다는 진실이 나를 돌아오게 했다. 애초에 이 만화는 단편으로 실리고 끝날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독자의 반응이 좋아 그냥 이어서 하게 된 것이었다고.. 그래서 일까? 1회에서 이야기 전개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란 던 것은 그렇다 쳐도, 어떻게 된 만화가 한 회에서 한 에피소드를 쏟아낸다. 우스갯 소리처럼 사용하는 '대 서스펜스 로망'이라는 말과는 너무 멀게 느껴진다. '서사극'이라 불릴만한, 소름돋게 완벽하고 기가 죽을 만큼 커다란 스케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건강을 위해 피하라고하겠다.

기본적으로 이 만화는, 1화를 보고 대충의 배경을 이해한 사람이라면 그 후에는 12권까지 전개되는 그 수십 회의 어느 에피소드를 본다고 해도 이해하는데 별다른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건이 너무 쉽게 끝나는 만화는, 그 다음권을 보고 싶다는 의욕을 불태워 주지 못한다. 그 와중,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여자 주인공 이토의 형제들이다. 위로는 쌍둥이 오빠가 있고 아래로는 남동생이 하나 있다. 환상이다. 남자 형제는 보통 '골때리는'존재일 때가 많지만, 이 책에서처럼 스타일 죽이고 여형제를 챙기는 착한 녀석들이라면 한트럭을 가져다 준다 한들 그저 고마울 따름이 아니겠느냔 말이다. 곰살맞은 재미가 있고,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기는 하지만 분명 뭔가 좀 허전하고 허무한 기분이라서, '중독 보장'이라는 도장을 찍기에는 많이 망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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