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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석과 나 1
심혜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안녕하세요, 세바스찬 입니다'라는 만화책을, 중학교때 읽었다. 황당한 설정이었지만, 세바스찬도, 큐라 백작도 좋아했다. 특히나 세바스찬이 어느 무도회에 가서 뚱뚱한 귀부인에게 '사모님, 까마귀 한 마리 키우시렵니까?' '어머, 도망가 버리려구?'라고 했던 작은 개그컷은, 왠지 나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웃으며 뒹굴렀던 것 같다. 그 후에 나왔던 'B.M.G'역시 재미있었지만, 엔딩이 약해서 좀 섭섭한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다가, 내가 공부한답시고 만화책의 'ㅁ'도 꺼내지 않고 있었던 동안, 이렇게 새 이야기가, 그것도 두권이나 나와 있었다. 그녀석과 나는, 통신에 연재되는 이야기라고 작가가 써 놓은 것을 얼핏 본 것 같다.(나는 만화책에서, 정확하게 만화만 보는 스타일이다)
말썽과 사고와, 비 상식으로 뭉쳐둔 잘 나가는 삐-가지 날라리 녀석과, 그 녀석을 가르치는 동갑내기 과외 교사인 나. 그리고 여기에, 이렇게 저렇게 얽히고 또 얽혀있는 인물들. 연장을 끼고, 언제나 출동준비가 되어있는 짱을 가르치는 소심한 여자라니.. 게다가 동갑내기! 담배를 뻐끔여도 뭐라 못하고, 대 놓고 휴대폰을 써도 뭐라 못하는 불쌍한 상황은 분명 재미가 있다. '생긴건 둘째 치고, 성격은 개'라고 단정한 '그녀석'이 너무 싫은데, 어느날 보니 '나'의 동생이 그 녀석의 추종자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석'을 좋아하는 여자를, 내 동생이 좋아하고, '그녀석'의 사촌은 내게 사귀자는 말을 해 왔으며 '그녀석'의 꽃미남 동생은 내 동생의 친구. 게다가 '나'를 짝사랑!! 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나는 '그녀석'을 가르쳐야 하며 '그녀석'은 여전히 내게 비협조적이다. 또, 이 상황속에서 왠지 틀어져 버리는 내 동생, 쌍둥이들에, '그녀석'을 믿지 못해, 교제를 사러 함께 나간다는 '사제지간'을 두고, 증거 사진을 제출하라는 '그녀석의 아버지'와 같은 대단한 조연들도 한몫을 하는 만화. 대단한 설정이고, 또 대단히 얽혀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왠지, 다음권이 나올 기미가 없다는 문제를 제외하면 이 만화는 심혜진 만화 특유의 '재미있는 만화'가 될 것이다. 말로, 그리고 내 짧은 글로는 '그녀석'과 '나'의, 우울하게 얽혀서 웃다가 눈물나는 이야기를 다 풀어내지 못한다. 다만, 한가지! '그녀석'의 대단한 능력! sometime을 '소메티메'로 읽는 경악할만한 학습능력이 이 책에 들어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