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니까 비밀이야 너른세상 그림책
변수영 지음 / 파란자전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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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비밀

이 책은 특별한 비밀을 가진 아이의 모습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주인공 훈이훈이에게는 비밀이 있다.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을 할 수 없게 된 비밀이 있다. 훈이는 말을 할 때마다 입에서 글자가 마구 튀어나온다. 훈이는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 병원을 많이 찾아 다녔지만 말을 하지 않은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언제나 똑같은 말뿐이었다.

엄마와 아빠는 훈이가 쏟아내는 글자를 숨겼다. 건넛집 강아지 몽이만 빼고 이웃집 호호 할머니도, 옥수수 아저씨도, 아무도 훈이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다. 그래도 훈이는 괜찮았다. 곧 학교에 가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테니깐 친구들이 분명 훈이의 글자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과연 훈이의 바람대로 새로운 친구들은 훈이의 글자를 좋아할까? 훈이는 가정을 벗어나 사회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

훈이는 드디어 학교에 간 첫날 반갑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자 글자가 머리 위로 통, 책상 위로 통 교실 여기 저리로 튕겨 날아갔다. 그 모습에 선생님은 깜짝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뜨고 친구들도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날 훈이는 커다란 자루에 글자를 담아 창고 깊숙이 숨겼다.

훈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 한마디도 하지 않게 되었다. 훈이는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강아지가 짖어도 배가 고파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훈이는 조용했다. 어느 겨울 눈이 펑펑 내리는 날 훈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만 구멍에 빠지고 말았다. 훈이 혼자서는 빠져나갈 수 없었다. 조용히 누군가 도와주기를 기다렸지만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손발은 꽁꽁 얼어 갔다.

훈이는 용기를 내어 입을 작게 중얼 거렸고 작은 글자가 나오는 모습에 다시금 큰 소리로 도와달라고 외쳤다. 그의 외침과 함께 큰 글자가 여기저기 툭툭 떨어져 나갔고 엄마아빠를 비롯한 모두가 도와준 덕분에 구멍에서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날 이후 엄마 아빠를 비롯해 호호 할머니, 옥수수 아저씨, 훈이의 친구들 모두 훈이를 보면 다정하게 말을 걸었고 훈이도 글자를 숨기지 않았다. 훈이도 창고에서 글자 자루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더 이상 글자를 숨길 필요가 없다. 포근했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훈이는 불치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로 묘사되고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비밀을 한 가지씩 가지고 태어난다. 지나치게 큰 머리, 나약한 체력, 특이한 성&이름 등등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은 것들이 새로운 사회에 나가면 그것이 불편한 진실로 다가와 큰 혼란을 야기 할 수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이면 더욱더 심할 것이다. 자신만의 비밀로 힘들어 하는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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